글로벌 공장 셧다운…“인기차종 대기기간 기약없다”
수입차업체 물량확보 비상…연간 수입차실적 하락 전망
2020-04-13 06:04:15 2020-04-13 06:04:15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수입차 업체들의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인기 차종의 출고가 수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17일부터 유럽 내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아우디의 경우 독일 등 유럽 지역 대부분 공장의 가동이 멈췄으며, 일부 공장에서만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파이트크라이슬러(FCA)는 지난달 말부터 마스크,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 생산을 하고 있다. 테슬라도 지난달 23일부터 미국 프리몬트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수입차 업체들의 향후 물량 확보는 불투명해졌다. 
 
당초 수입차 업계는 올해 한국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벤츠는 올해 A클래스 등 9종의 신차와 6종의 부분변경 모델 등 총 15개 라인업을 내세워 올해 8만대 돌파를 목표로 했다. 
 
미국, 유럽 지역 코로나 확산으로 수입차 업체들의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벤츠 러시아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부진에 빠졌던 아우디는 최근 ‘더 뉴 A6 TDI 콰트로 프리미엄’, ‘더 뉴 Q7 45 TDI 콰트로 프리미엄’ 등을 내세우면서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BMW도 올 초 뉴 1시리즈 등을 출시했고 조만간 5시리즈 부분변경 모델 등을 통해 실적 회복을 노렸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생산중단이라는 변수를 맞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이나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배로 국내로 들여오는데 2~3개월가량 걸린다”면서 “코로나 사태 이전에 생산된 물량으로 상반기 판매를 할 수 있지만 재고가 소진되는 하반기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수입차 업체들이 신차 인증을 준비하고 있는데, 인증을 받아도 신차 물량이 없을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마케팅 계획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인기 차종의 대기 기간은 1년이 넘을 수 있으며, 올해 수입차 판매 실적은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온다. 볼보 ‘XC60’이나 ‘S60’ 등의 출고 대기기간은 6개월 이상인데, 최근 일부 차주들은 딜러에게 ‘코로나 문제로 인해 기약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단기간 내에 미국, 유럽 지역 공장에서 생산을 재개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하반기에는 수입차 업체들이 차를 팔고 싶어도 물량이 없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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