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가 운임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박을 임시 결항시켜 공급을 줄이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는 일단 선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각국 선사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운임 하락을 막기 위해 선박을 블랜크세일링(임시결항)하고 있다.
덴마크 컨설팅업체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는 3월 중순 감선·감편은 2항차에 불과했으나 5월 말엔 45항차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급 조정으로 운임을 안정화하려는 목적이다.
SM상선의 컨테이너선이 캐나다 밴쿠버항에 접안 중이다. 사진/SM상선
다행히 운임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일부는 오히려 상승세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일 기준 890으로 전주와 동일했다. 항로별로 보면 미서안이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662달러로 전주보다 147달러 뛰었고 미동안도 2782달러로 24달러 증가했다. 유럽 항로는 764달러로, 14달러 줄었다. 케이프사이즈(18만톤급) 벌크선은 평균 8660달러로 오히려 전주보다 1634달러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선박이 빠지면서 운임이 대체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요는 많은데 선사들이 선박을 빼고 있어 운임이 떨어지지 않고 오르고 있다"며 "이미 4월 화물 부킹이 모두 끝났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운임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항공 화물 운임이 크게 상승하고 있어 항공화물이 해상으로 옮겨오면 해상 운임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해운업계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HMM(옛 현대상선)은 이달부터 세계적인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의 정회원으로서 협력을 시작했다. 이달 말부터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2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순차적으로 인도받아 구주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다.
HMM은 당초 계획대로 선박을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화물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 부킹이 들어오고 있다"며 "선박을 인도받아야 우리도 운영에 숨통이 트이고 본격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계획대로 인도받아 운항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부터 얼라이언스 2M(머스크·MSC)과 공동운항을 시작한 SM상선도 미주·아주노선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운영을 하다보면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운임은 큰 변동이 없지만 미국, 유럽의 실물경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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