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학원을 운영 중인데 코로나19로 영업을 못하니 수익이 없습니다. 월세와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기 위해 대출 서류를 접수했는데, 신용보증재단 심사에서 두달정도 걸릴 거라고 합니다. 폐업하고 나서야 보증서가 나올 모양입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빠른 대출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들이 늘면서 여전히 대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역신보의 보증서 발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13일 심사를 제외한 보증 신청·접수를 민간은행에 위탁하고, 3000만원 이하 소액보증을 현장실사에서 제외했다. 또 이날부터 4등급 이하 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1000만원 신속 대출도 시범운영에 들어 갔다. 그러나 현장에선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여전히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 마포구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신속 보증지원 방안을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2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월13일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경영안정자금은 3월23일까지 총 8만8729건이 접수됐다. 이중 실제로 실행된 대출 건수는 2만617건으로 집행률은 23.2% 수준이다.
중기부는 “지난 3월13일 보증신청접수 업무의 은행 위탁 확대 발표이후 1일 보증서 발급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며 “3월 첫째주 일 평균 2784건이던 보증서 발급은 셋째주 4348건으로 증가했고, 향후 8500건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여전한 상황이다. 소상공인들로 이뤄진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대출을 받는데 필요한 기간이 길다는 불만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날 서울신용보증재단을 방문한 한 소상공인은 “코로나19로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었다”며 “2월에 서류 접수하고 기다리는 중인데 연락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지역신용보증재단)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초에 서류 넘어왔다고 하는데 아직도 심사 중”이라며 “하루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답답할 뿐이다”고 토로했다.
25일 서울신용보증재단 금천지점에서 소상공인들이 보증 상담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준형 기자
지역별 편차도 심한 편이다. 대구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A씨는 “보증서 발급부터 대출까지 3주안에 이뤄졌다는 분들도 많던데 (대구지역신보에서) 보증서를 발급받는 데만 두달 이상 걸렸다”고 말했다.
신용보증재단에서도 보증서 발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 여전히 보증서 발급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는 “서울지역의 경우 인력충원과 (은행)업무 위탁 확대로 보증서 발급 병목현상이 좀 해소됐지만 대구·경북지역이나 충남지역은 원래 인원도 적었던 데다, 피해가 큰 지역이라 보증서 발급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좀 여유가 있거나 인력이 빠르게 충원된 곳은 2~3주 이내에도 완료되고 있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보증재단은 지속적 인력 채용을 통해 보증서 발급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현재 중기부 지방청이나 소진공, 지자체에서 각 지역신보에 임시직을 파견해주거나 지역신보 자체적으로도 인력이 필요해 단기인력을 채용하고 있다”며 “4월 둘째 주까지 중앙회에서도 단기인력 290명을 채용해 각 지역 신보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