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일본 조선사가 한국, 중국과의 수주경쟁에 밀리면서 상선 사업을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내수시장으로 버텨왔으나 심각한 인력난과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며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2위 조선사 JMU(Japan Shipbuilding Corporation) 마이즈루조선소가 상선 건조 사업에서 손을 떼고 철수한다.
일본 조선사가 한국, 중국과의 수주경쟁에 밀리면서 상선 사업을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JMU 마이즈루조선소 전경. 사진/JMU 홈페이지 갈무리
마이즈루조선소은 현재 벌크선 6척과 석유화학제품운반선 1척 등 총 7척의 수주잔량을 가지고 있다. JMU는 이 일감들이 모두 소진되는 내년 상반기 상선 시장에서 철수해 선박 수리·보수 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마이즈루조선소의 인력 300명은 향후 JMU의 다른 조선소로 전환 배치된다.
선박 건조 사업에서 철수한 일본 조선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미쓰비시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선 사업을 접고 여객선 수주에 집중한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초에는 미쓰이E&S가 지바조선소 부지를 매각하고 상선 건조시장에서 철수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일본 조선사가 선박 건조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 중국과의 수주 경쟁에서 밀려 일감확보가 어려워 지자 건조 능력을 축소하는 것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 시장에선 경쟁력을 잃었다. 일본이 주로 건조하는 모스형 LNG선은 시장에서 점차 퇴출되고 있다. 모스형은 갑판 위에 둥근 화물탱크를 설치한 LNG선으로 멤브레인형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안전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선주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양을 운반할 수 있는 멤브레인형을 선호하면서 모스형 수요가 줄어들었다.
일본 조선업계의 '고질적 인력난'도 경쟁력 악화에 한몫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조선업계는 90년대 대규모 구조조정을 벌이면서 인력이 많이 축소됐다"며 "인력이 줄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을 겪다보니 뒤쳐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감이 줄었음에도 내수시장이 그런대로 유지되면서 버텨왔으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이 관계자는 "상선 기술은 계속 변화하다보니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데 일본의 자국 선주들도 발주량을 줄이면서 한계가 온 것"이라며 "일본은 이미 우리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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