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배민 기업결합심사 앞서 불공정행위 조사해야"
라이더유니온, '프로모션 폐지'에 법적대응 방침
배민 "배달료 체계와 무관, 한시적 운영정책일 뿐"
2020-01-29 17:09:02 2020-01-29 17:09:02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라이더유니온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달노동자(라이더)들의 근무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등의 불공정행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규탄했다. 최근 라이더 프로모션 비용을 폐지, 배달료를 삭감한 조치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9일 서울 마포구 법무법인 오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민은 그동안 기본배달료(3000원)에 '프로모션'으로 매일 500~2000원을 추가 지급했는데, 이 프로모션을 2월1일부터 폐지한다"며 "라이더들은 배달료가 삭감되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바뀐 계약서에 따르면 배달료 체계를 변경할 경우 1개월 전에 통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배민은 불과 10일을 앞두고 프로모션 폐지를 통보했다"며 "계약 위반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라이더유니온이 29일 서울 마포구 법무법인 오월에서 배달의민족의 불공정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안창현 기자
 
곽예람 법무법인 오월 변호사도 "프로모션 배달료가 임의적 형태의 급여이지만, 그동안 최소금액 이상은 상시적으로 지급됐다"며 "프로모션 폐지 같은 배달료 체계 변경을 10일 전에 통지한 점은 계약상 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곽 변호사는 "해석을 달리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 특고지침에서 계약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거나 사실상 합의를 강제하는 경우 불이익제공행위로 명시하고 있다"며 "일방적 프로모션 폐지는 해당 지침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민이 프로모션 폐지를 포함해 지난 6개월간 수차례 라이더들의 근무조건을 바꿔왔다고 주장했다. 매일 변동되는 배달료와 근무시간 제한, 불리한 계약 변경 및 라이더 간 차별정책 등 불공정행위들이 이어져왔다는 설명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배민이 근무조건을 임의로 변경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한 테스트를 계속한다"며 "이런 실험들이 현장에서 라이더의 근무환경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이런 불공정행위들을 배민 인수를 결정한 딜리버리히어로(DH) 본사가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만약 DH 본사도 알고 있다면 인수합병 이후의 상황 역시 심각하게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공정위가 배민 기업결합심사에 앞서 현재의 불공정행위부터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프로모션 프로그램은 기본 배달료 체계와 무관하게 한시적으로 도입된 부가 혜택"이라며 "한시적 운영정책인 프로모션 변경은 30일 전 고지로 규정된 배달료 체계 변경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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