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국 상공회의소 기업인 앞에서 한반도 디스카운트가 아닌 한반도에 투자할 적기임을 강조했다. 미국 순방 중인 박 시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300만개 이상의 기업을 회원으로 둔 세계 최대 비즈니스 조직인 미 상공회의소의 초청으로 연설했다. 국내 지자체장 가운데 미 상공회의소에서 초청 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연설은 워싱턴D.C. 미 상공회의소에서 ‘세계적인 도전과 지역적 해결’을 주제로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서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상공회의소 임원과 회원사, 현지 싱크탱크 및 학계 경제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1912년 설립된 미 상공회의소는 미국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비즈니스 조직으로 미국기업은 물론 세계 교역·투자 분야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 시장은 ‘오늘이 바로 한반도 투자의 적기’라는 주제로 서울시의 인재 기반 혁신창업 육성 등의 경제정책, 철학을 소개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서울의 투자경쟁력을 설명했다. 양국 간 경제교류 확대를 위한 서울시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2011년 취임 당시 연간 39억불에 불과했던 서울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2019년 말 기준 100억불을 넘어서 사상 최대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 서울시는 전 세계 투자가가 모여드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원스톱 헬프데스크 운영 같은 외국인투자 친화 제도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울은 세계 굴지의 테크 기업과 트랜디한 얼리어답터 소비자가 넘치며, BTS로 대표되는 한류의 즐길거리가 가득한 역동적인 도시이다. 도시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를 통해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를 늘리고 시민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향상시키는 글로벌 리딩 스마트시티다. 서울이 비즈니스하기에 최적화된 글로벌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서울과 한반도에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로 소위 한반도 디스카운트, 북한으로 대변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는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다. 경제성장에 대한 목마름은 결국 북한을 개방과 민주화로 이끌게 될 것이다. 단언컨대 다가올 한반도 평화는 세계경제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박 시장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할 계기로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개최를 꼽았다. 박 시장은 “이 일이 성사되면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완화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며 평화통일의 길은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지금이 바로 한반도에 투자할 프라임타임이다. 서울이 여러분의 새로운 시장, 북한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랜 동맹으로 맺어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국은 미국의 가장 협력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특히 4차 산업 혁명 시대, 확실하고 투명한 동반자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한국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서울 미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어떤 분이 저를 비즈니스 프랜들리 시장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저는 비즈니스 프랜들리가 아니라 비즈니스맨 그 자체다”고 마무리했다.
연설 이후에는 미 상공회의소 주요 인사들과 지방정부가 민간과 협력해 도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과 기술활용 같은 혁신친화적 정책의 실행방안 등을 화두로 토론을 이어갔다. 또 토마스 도노휴(Thomas J. Donohue) 미 상공회의소 회장과 단독 면담을 갖고, 서울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과 미국 기업인들과의 교류 확대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공회의소에서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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