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타다, AI·빅데이터 기술 검증대 올라
재판부 "택시와 다른 점 준비하라"…데이터 입증 주문
VCNC, AI 고도화로 ETA↓·수송건수↑…이재웅 "AI, 공유경제 효율성 높여"
2020-01-12 12:00:00 2020-01-12 12:00:00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타다 금지법'의 국회 통과가 지연된 가운데 타다의 플랫폼 기술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재판부가 허용되지 않은 유상운송 혐의로 기소된 타다를 향해 택시와 다른 데이터 차별점을 요구하며 검증에 나섰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타다 운영사 VCNC의 3차 공판이 오는 29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재판장 박상구)은 지난 8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VCNC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 및 법인에 대한 2차 공판을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타다를 향해 "검찰 측은 타다가 유사 택시 서비스 영업으로 전제했다"며 "타다는 택시가 제공하지 않는 드라이버·차량·경로분석 등 데이터 관련 서비스가 있는지 알려 달라"고 주문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가 지난달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타다 법정 공방 관련 1심 1차 공판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VCNC는 지난해 10월 타다 출시 1주년을 맞아 '기술 플랫폼'을 앞으로의 회사 방향성으로 밝힌 바 있다. 2018년 10월 첫 운행을 시작한 타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해 차량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차량 운행 경로 최적화와 이용자 수요 예측 등을 데이터화해 AI 분석을 진행했다. 그결과 2018년 10월 운행 대비 차량당 수송 건수는 113% 늘었고 차량 호출 후 예상도착시간(ETA)을 26%가량 줄였다.
 
또한 쏘카와 함께 △라이드플럭스(자율주행) △폴라리언트(실내 정밀 위치측정) △차케어(차량관리) 등 모빌리티 기업에 투자해 관련 기술을 확장 중이다. 박재욱 대표는 "축적한 이동 데이터가 다양한 서비스와 접목해 이용자 호출 경험을 더욱 개선할 것"이라며 "타다는 모든 이동수단을 클라우드화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욱 VCNC 대표가 지난해 10월 타다 1주년을 맞아 타다의 기술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VCNC
 
VCNC는 다음 공판에서 지금까지 타다가 축적한 이러한 운행 데이터와 기술 비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판부가 차량 청결도나 드라이버 친절도 같은 서비스 측면이 아닌 분석 데이터를 요구한 만큼 기술적 측면을 강조할 전망이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테크앤로 부문장은 "재판부가 타다에 대해 운수 사업을 혁신하고 미래 교통산업 발전이 될 데이터 기업인지 판단하려는 것"이라며 "타다는 현행법으로도 무죄지만, 나아가 혁신 산업에 대해 시대적 흐름에 맞춘 법 해석을 내놓기 위한 역할을 다하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3차 공판에 앞서 오는 16일 사단법인 오픈넷이 주최한 '타다 금지법을 금지하라' 대담에 참석한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비롯해 공유경제 시스템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입을 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술 기반의 공유경제 시스템에 대해 강조할 전망이다. 이재웅 대표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간담회 공지를 게시하며 "소유·소비 중심 경제 체제가 공유경제 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사회가 같이 논의하고 해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며 "AI와 로봇 기술이 공유경제 체제의 효율화를 가속하며 노동과 일자리 변화에 대한 고민도 생겼다. 어떻게 새로운 규칙을 만들지 논의를 시작하자"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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