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현금처럼 쓴다?…"적립률 '양극화' 초래"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일등석 적립률 높이고 일반석 내려
복합결제 마일리지 사용 비율도 지적
2019-12-16 06:08:16 2019-12-16 07:42:48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사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개편안을 내놨으나 오히려 소비자 반발이 일고 있다. 일등석 마일리지 적립률은 높이고 할인 항공권은 낮춰 적립률 양극화가 심해졌고,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복합결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단체는 지난 13일 대한항공이 발표한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소비자의 권리 보장이 아닌 면피용 대책에 불과하다"며 마일리지 개편안을 다시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유효기간 10년 제도를 도입하면서 소비자 비판이 일자 사용 방법과 제휴처를 확대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특히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국제선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 적립률은 기존보다 많이 올리거나 유지하고 일반석의 경우 가장 비싼 예약 등급을 제외하고는 적립률을 내려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일등석, 프레스티지석, 일반석 3종의 좌석을 운영 중인데 할인 수준에 따라 세부적으로 등급이 나뉜다. 일등석은 3개 예약 등급이, 프레스티지석은 6개, 일반석은 5개로 분류한다.
 
 
일등석의 경우 P등급은 기존 200%에서 300%로, F등급도 165%에서 250%로 대폭 상향했다. 반면 일반석은 정상가인 Y·B·M·S·H·E등급은 기존 100%를 유지했지만 할인하는 항공권은 모두 낮췄다. 구체적으로 K·L·U등급의 경우 기존보다 25%p, 단체할인인 G등급은 30%p, 얼리버드 등 프로모션 항공권인 Q·N·T등급은 45%p 적립률을 내렸다. 저렴한 항공권일수록 적립률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대한항공은 운임 수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적립률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소비자 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일등석은 지불한 값보다 더 많은 적립을 해주는 반면 할인 항공권은 그보다 더 적게 적립해준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지불한 가격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을뿐더러 항공사의 이익만을 고려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는 복합결제 시 마일리지 비율을 20%로 정한 것도 소비자 권리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제 비율은 마일리지 소유자인 소비자가 결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또 마일리지 현금 환산 가치를 시즌·노선·수요·예약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것도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실제 구매 시점에나 마일리지가 얼마나 공제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복합결제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내년 11월 중 시작할 예정"이라며 "이후 더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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