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가 입주 3개월을 앞두고, 신호등 논란에 휩싸였다. 입주 희망자들이 안전과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단지 정문에 신호등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와 경찰은 안전 문제 때문에 설치 불가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온라인 정책 제안 플랫폼 '민주주의서울'에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 정문의 신호등 개설을 요구하는 정책 제안이 올라왔다.
제안자 장모씨는 "출퇴근에 얼마나 막힐까"라며 "정문 불법 좌회전으로 대형사고의 위험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호등 개설이 불가해 발생되는 추후 문제들에 대해서 어떠한 상황이 발생되는지에 따라 서울시는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근처에 예비신호와 함께 전방 250미터 과속카메라 팻말을 설치하면 충분히 가능한 사항"이라고 역설했다.
지난 19일 올라온 제안은 공감 134건을 얻고 있다. 30일 동안 50명 이상 공감을 받으면 사안에 해당하는 부서가 검토하고, 500명 이상이면 공론 의제로 지정될 수 있다.
지난 20일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 근처 주택가 골목에 차량들이 주차돼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지난 20일 방문한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 현장은 교통 상태가 원활하지 않아보였다. 동쪽으로 4차선 사당로와 면해있는 정문 정도를 제외하고는 주변이 아파트와 주택가로 막히다시피 했다. 특히 주택가 사이 골목길들에서는 주차된 차량들로 채워져 지나갈 수 없도록 된 구간들이 눈에 띄었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관계로 정문으로 공사 차량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사당로를 통해 차량들이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가운데, 공사 차량은 사당로로 진입하기 위해 대기해야 했다. 정문 양 옆으로는 사당로 2길이 사당로와 나란히 놓여있었지만, 사당로 2길과 사당로 사이에는 옹벽이 있어 서로 막혀있는 모양새였다.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 아파트는 959세대 규모로 오는 2020년 2월 입주 예정이다. 대규모 교통량 유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서울지방경찰청이 다음주 교통 안전시설 심의를 거칠 계획이다. 경찰은 서울시의 교통영향평가 자료에 근거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자료는 정문이 언덕에 면해있고 근처에 커브 구역이 있어 위험하다는 이유로 신호등 설치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설치 요구를)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큰 틀이 결정되고 위험성이 확인된 상황에서 (설치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근처 주민들은 신호등이 없을 경우 생길 안전 문제를 염려했다. 주민 A씨는 "언덕을 올라가서 좌회전에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려면 신호등이 있을 필요가 있다"며 "비보호 좌회전을 지정하더라도 언덕을 내려오는 차량이 과속인 경우가 많아 부딪힐 위험이 있다"고 걱정했다.
당국과 입주 희망자 사이에 낀 재건축 조합은 신호등 설치를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사당2 주택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신호를 기다릴 때 정체되는 구간이 생길텐데, 뒤에서 오는 차량이 못 보는 시야 사각지대"라며 "정부가 정문 건너편에 있는 현충원 부지를 일부 확보해 사당로를 넓히지 않는 이상 신호등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회로 조성, 일방통행 구간 신설 등을 추진하는게 낫겠다"며 "정 신호등을 설치하려면 시야 사각지대가 없도록 지형을 조금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당롯데캐슬골든포레 공사 현장에서 내려다 본 전경.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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