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유업계 순위 변동이 잦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라 소비 지형이 변화하며 우유 품목 매출 순위도 급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등 향후 우유 소비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업계 순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2분기 우유 품목 제조사별 소매점 매출액(닐슨코리아 기준)의 순위가 변동되고, 격차가 줄어들었다.
앞서 지난 1분기에는 제조사별 우유 품목 매출액에선 남양유업 691억원, 매일유업 637억원, 빙그레 619억원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2분기에는 빙그레가 679억원으로 선두에 올라섰고, 뒤를 이어 남양유업 673억원, 매일유업 654억원 등의 매출을 기록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우유를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처럼 빙그레가 우유 품목 매출액 점유율이 높아진 데는 백색 시유(흰 우유)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다양한 가공유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빙그레의 전체 매출 중 흰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수준이다. 반면 스테디셀러인 바나나맛 우유, 메로나 보틀 등의 가공유는 꾸준히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시즌 한정판 우유로 출시된 '바닐라맛 우유'는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정규 판매 제품이 되기도 했다. 빙그레는 이같이 가공유 시장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방침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하루근력' 제품 이미지. 사진/남양유업
이에 반해 남양유업은 1분기 대비 2분기 매출이 20억가량 감소한 이유로 갑질 이슈를 비롯해 흰 우유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양유업은 하반기에 기능성을 강화한 특화 우유를 선보이면서 소비층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기존 제품보다 담백질과 칼슘 함량을 높인 '맛있는 우유 GT 슈퍼밀크'를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했고, 올해 9월에는 국내 최초로 중장년을 위해 필수 아미노산 등을 함유한 '하루근력'를 선보였다.
매일유업은 '상하목장', '슬로우밀크' 등 유기농 및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다만 흰 우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만큼, 성인 영양식 및 가정간편식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고단백 성인영양식 '셀렉스'를 론칭해 프로틴 바 등을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 영향 때문에 성인 영양식이나 카레, 소스류 등의 가정간편식 등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우유 소비량은 33㎏으로 전년 대비 1㎏ 하락했다. 국내 출산율이 0%대를 유지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수 감소로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프리미엄 제품 또는 B2B 시장으로의 우유 취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매일유업이 출시한 '상하목장 슬로우키친 파스타소스' 제품 이미지. 사진/매일유업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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