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내년 1월1일 시작하는 'IMO(국제해사기구) 2020' 규제를 앞두고 국내 정유사들은 이미 고도화율이 높은 복합 정제시설을 갖추고 있어 시장 대응에 충분하다고 자신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0월부터 저유황유를 선박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전부터 시설 고도화와 탈황설비에 투자해왔고, 고도화율 40.6%를 갖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 상태에서도 (당장 수요가 줄어들) 벙커씨유를 아예 생산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대응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에쓰오일도 이미 4조8000억원을 시설 고도화(RUC)에 투자한 상태다. 단순히 저유황유 생산을 확대하는 차원을 넘어 시장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시장 구조가 바뀐 만큼 기존 벙커씨유로 싸게 팔던 잔사유를 부가가치 높은 프로필렌이나 휘발유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환경규제인 만큼 정유·조선·해운 등 관련 업계 모두 취지에 동의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 증설을 통해 저유황유 공급을 확대하고, 블렌딩 등 트레이딩을 통한 공급량 역시 확대할 예정”이라며 “트렌드가 그렇고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저유황유가 기존 벙커씨유보다 1.5배 비싼 수준이라 비용 부담이 크지만 어쨌든 환경이슈는 그동안 계속 제기돼 왔고 환경개선 문제는 선사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전 해역을 대상으로 하는 IMO 규제는 내년부터 본격화하지만 이미 유럽이나 미국, 중국에선 시작을 해서 해당 해역을 지나는 선박은 벙커씨유 탱크와 저유황유 탱크를 두고 그 지역에 들어갈 땐 저유황유를 사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도 “저유황유로 연료유를 교체하든, 탈황장치인 스크러버를 설치하든,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을 신규 도입하든 선사가 선택하는 것”이라며 “조선사나 정유사는 그에 맞게 공급해주는 것이고 대개 이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샘플 테스트를 거쳐 가장 보편적인 저유황유 점성도를 30~380센티스톡(cSt) 수준으로 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저유황유는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하는 IMO 2020에 가장 단기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그 외 중·장기적으로 스크러버 설치나 LNG 추진선 신규 도입 등이 꼽힌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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