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약속을 잡으려면 잠시 대화를 멈춰야 했다. 바탕화면으로 나가 캘린더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시켜 날짜와 각종 일정을 확인한 후 다시 카카오톡 앱으로 돌아와야 한다. 캘린더 앱에 주요 업무 계획과 개인 약속 등의 일정이 모두 적혀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캘린더 기능으로 모임 일정을 설정한 화면(왼쪽)과 대화방에 공유한 화면. 사진/앱 캡처
하지만 이젠 이런 번거로움이 없어졌다. 카카오톡에 지난 17일부터 캘린더 기능이 탑재됐다. 카카오톡 채팅 방에서 대화를 나누다 입력창 왼쪽의 '+'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메뉴 중 캘린더를 터치하면 캘린더 기능이 실행된다. 캘린더를 선택하면 일정 만들기라는 창이 나온다. 이 창에서 일정의 제목과 시작·종료 날짜와 시간을 입력하고 ‘보내기’ 버튼을 누르면 대화를 나누던 방에 일정을 공유할 수 있다. 옵션 더보기를 터치하면 △참석자 초대 △장소 △음력 △시간대 등의 기능도 나타난다. 단체 채팅방에서 특정 날짜와 장소를 적어 모임을 제안했을 경우 본인의 가능여부를 표시할 수 있는 투표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누가 투표에 참여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카카오톡의 기존 단체 채팅방의 톡게시판에도 투표 기능이 있다. 하지만 주요 일정과 날짜를 공지하며 같이 참석자도 조사할 수 있어 캘린더의 투표 기능도 편리하다.
창에서 집 모양의 아이콘을 터치하면 달력이 나온다. 달력 화면에서도 원하는 날짜를 선택하면 일정을 입력할 수 있다. 이 달력이 다른 앱과 다른 점은 카카오톡 친구 목록과 연동돼 자신의 친구들의 생일이 각 날짜별로 표시된다. 친구 생일 외에도 음력 날짜·공휴일·기념일도 확인할 수 있다. 일정을 달력에 표시하더라도 간혹 잊어버릴 수 있다. 카카오톡은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 '죠르디' 채널을 통해 알림 메시지를 제공한다. 가령, 일정을 추가할 때 ‘15분 전 알림’으로 설정하면 일정으로 설정한 시간 15분 전에 마치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말을 걸 듯 죠르디 채널이 일정을 미리 알려주는 방식이다. 휴대폰 캘린더에 접근 가능하도록 설정하면 기존 캘린더에 입력한 내용들을 카카오톡 캘린더와 연동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의 캘린더 기능은 iOS와 안드로이드의 카카오톡 앱 8.5.5 버전 이상으로 업데이트해야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PC 버전에서 캘린더 기능을 사용한 모습. 사진/카카오톡 PC 버전 캡처
캘린더 기능은 PC 버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PC 버전은 3.0.6.2284 이상으로 업데이트해야 사용 가능하다. PC 버전의 대화창 우측 상단 가로 세 줄로 표시된 아이콘을 클릭하면 나오는 메뉴 중 톡캘린더를 선택하면 캘린더가 실행된다. 먼저 가장 임박한 일정들이 표시되고 톡 캘린더 홈을 선택하면 해당 월 전체 화면을 볼 수 있다. PC 버전의 캘린더에서도 모바일 버전과 마찬가지로 원하는 날짜에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PC 버전에서 추가한 일정은 모바일과 동기화된다. 카카오톡 PC 버전을 업무용으로도 쓰는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용하는 카카오톡에서 달력을 확인하고 일정을 잡을 수 있어 편리했지만 한편으로는 생활의 모든 것이 카카오톡으로 흡수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별도의 앱에서 가능했거나 오프라인에서 했던 것들이 하나 둘씩 카카오톡으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들과 소통을 하며 선물을 주고받고 음성 메시지도 보낸다.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지도를 확인하고 보고 싶은 영화를 예매하며 돈까지 주고받는다. 다음에는 카카오톡에 어떤 기능이 추가될지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점점 종속되는 게 우려스럽기도 하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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