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역사상 강력한 대북 제재 유지'를 언급한 것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리 외무상은 2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폼페이오 장관의 인터뷰를 거론하면서 "폼페이오가 사실을 오도하며 케케묵은 제재타령을 또다시 늘어놓은 것을 보면 확실히 그는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력이 결여돼 있고 조미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워싱턴 이그재미너'와 인터뷰에서 "난 여전히 김 위원장이 이것(비핵화)을 이행할 것이라는 데 희망적"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러지 않을 경우에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하고, '그들이 비핵화하는 게 올바른 일'이라고 김 위원장과 북한 지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담화는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을 염두에 두고 대북 제재 등 현안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전날 비건 대표를 만난 직후 북미 실무접촉이 "곧 이뤄질 거란 인상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2월 평양에서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와 만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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