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만 예산 민원을 받겠다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지난달 9일 한국당 의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현재 정부의 2020년 예산안 편성작업이 막바지에 달하고 있다"며 예결위원장실에서는 당 소속 의원님들께서 관심을 갖고 계신 핵심 사업 1건을 취합해 정부 예산안에 최대한 반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메일에는 의원별로 세부 사업명과 사업 개요, 예산 관련 요구사항 등을 기재할 수 있도록 파일이 첨부돼 있었고, 나흘 안에 회신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예산 심사를 총괄하는 국회 예결위원장이 소속 정당 의원들만 상대로 민원성 예산을 파악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위원장이 정부 예산안 편성에 개입해 지역 민원 사업을 챙기겠다는 것"이라며 "민생은 내팽개치고 선거만을 인식하는 한국당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결위원장 자리에서 깨끗이 물러나 달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가볍고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김 의원이 예결위원장으로서 국가 예산을 신경 쓰는 막중한 위치에는 맞지 않는 만큼 무거운 짐을 내려놔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추경 발목을 잡던 한국당이 심사 과정에선 지역구 쌈짓돈을 챙기면서 내년 총선에 대비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면서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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