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실적이 악화된 쌍용자동차가 임원감축 등 경영 쇄신에 나선다. 쌍용차가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출 확대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최근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위해 쇄신을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쌍용차 관계자는 “예 사장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에서 임직원 대상으로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 휴가기간(이달 5~9일) 이후 자구책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원 10~20% 감축, 부분적인 조직개편, 안식년제 시행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쌍용차는 마힌드라그룹과 티볼리 부품 공동구매 및 전기차 파워트레인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부품 조달 비용과 전기차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함이다.
쌍용차가 비용절감 등 경영 쇄신에 나선 이유로는 올해 실적 악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쌍용차는 2분기 매출액 9350억원, 영업손실 4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75억원에서 대폭 증가했다.
쌍용차가 실적 악화에 경영 쇄신에 나서는 가운데 수출 확대가 급선무로 꼽힌다. 사진/쌍용차
쌍용차는 지난 2016년 4분기 80억원의 흑자 이후 올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이 기간 동안 누적 손실규모는 2000억을 넘는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적자를 35억원까지 줄이면서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하게 했지만 올 1분기 278억원, 2분기 49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올해 흑자 전환도 불투명해졌다.
2분기 판매대수는 3만5426대로 2.8% 줄었다. 특히 수출 부진이 뼈아팠다. 내수는 올 초 ‘렉스턴 스포츠 칸’, 신형 ‘코란도’, 티볼리의 부분변경 모델 ‘베리 뉴 티볼리’의 연이은 출시로 3.9% 늘었지만 수출은 23.6%나 감소했다.
쌍용차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수는 소폭 증가했지만 수출이 크게 감소했으며, 특히 남미 지역의 환율 환경 악화로 시장 수요가 감소했다”면서 “신차 출시로 인한 판촉비 증가와 프로젝트 투자비 지출 확대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하반기 판매 전망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요가 증가하는 트렌드를 기대하고 있으며, 코란도 가솔린 모델을 조만간 론칭하면서 판매 증가를 모색할 것”이라면서 “상반기 판매는 7만277대로 연말까지 16만대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쌍용차 티볼리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쌍용차는 수출 확대를 위해 지난해 에콰도르, 파라과이, 칠레 등 중남미 지역 진출을 시도했고, 12월에는 호주에 첫 직영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6월에는 뉴질랜드에 신차 론칭 등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울러 신차효과로 실적을 견인했던 내수에서도 경쟁이 심화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간판 모델인 티볼리의 7월까지 누적 판매는 2만3710대로 전년 동기(2만4324대)보다 2.5%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베뉴’, 기아자동차 ‘셀토스’가 최근 연달아 출시되면서 티볼리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게다가 티볼리 가솔린 모델의 일부 차량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속 지연 현상으로 인해 지난달 말부터 무상점검 조치에 나선 점도 악재로 꼽힌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경쟁 차종 출시로 판촉비가 늘어나고 6월 이후 실적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수출 지역의 수요 부진으로 해외 실적도 감소세를 보이면서 4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은 하향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힌드라와의 원가절감 시너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한편, 타 완성체 업체와 비교해 노사 관계가 안정된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쌍용차 노사는 이달 1일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고 다음날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4.6%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2019년 임금 협상을 최초로 마무리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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