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올 상반기에도 압도적인 실적으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BMW도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SUV 인기추세에 힘입어 볼보, 지프가 약진한 점도 눈에 띈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올 상반기 3만3116대를 판매해 30.2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 신규등록 된 수입차 10대 중 3대는 벤츠라는 의미다. 올해 1~6월 누적 베스트셀링 순위에서도 벤츠의 강세가 돋보였다. 벤츠 ‘E 300’은 7958대로 1위에 올랐고 ‘E 300 4MATIC’(5353대), ‘C 220 d’(2563대), ‘GLC 300 4MATIC Coupe’(2223대), ‘E 220 d’(2043대)가 각각 2·5·8·9위를 차지했다.
BMW는 1만7966대로 2위 자리를 지켰다. 전년 동기(3만4568대) 대비 48.0% 감소했지만 4월 3226대, 5월 3383대, 6월 3292대 등 3개월 연속 3000대를 넘어서며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BMW는 지난해 하반기 화재사고 및 대규모 리콜 등으로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동안 월 판매 3000대를 넘지 못했었다.
벤츠는 올해 상반기에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사진/벤츠코리아
볼보와 지프는 SUV 선호 추세와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우선 볼보는 상반기 5229대로 전년 동기(4189대)보다 24.8% 상승하면서 수입차 순위 6위에 올랐다. 볼보 관계자는 “‘XC60’ 등 SUV 모델이 인기를 모으면서 실적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볼보는 XC60, ‘크로스컨트리 V60’과 더불어 다음달 프리미엄 세단 신형 ‘S60’를 출시로 60클러스터를 완성해 판매량을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지프도 상반기 476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3031대)보다 57.3%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지프의 상승세는 FCA코리아의 ‘지프 포커스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FCA코리아는 올해부터 국내시장에 피아트와 크라이슬러 판매를 중단하고 지프에 집중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중형 SUV ‘뉴 지프 체로키’ 디젤 모델, 소형 SUV ‘뉴 지프 레니게이드’ 부분변경 모델, ‘올 뉴 랭글러’ 풀라인업 등 한 달 동안 세 차례나 출시했다. 지프 전용 전시장도 지난달까지 15개로 확대했다.
또한 일부 고급 브랜드도 성장세를 보였다. 포르쉐는 2540대로 17.4% 증가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세 자리수 판매를 달성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82대로 전년 동기(58대)보다 41.4%나 늘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상반기 6대에서 올해 34대로 무려 466.7% 급증했다.
지프 랭글러 모습. 사진/지프
반면,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환경규제 인증 지연으로 인한 물량부족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올 상반기 1775대로 전년보다 66.3%나 감소했다. 다만 아테온의 규제 인증 절차가 마무리되고 5월 673대, 6월 628대를 판매하면서 부활의 기반을 마련했다. 아우디는 4월과 5월에는 0대, 6월에는 1대를 판매하는 등 상반기 256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9% 줄었다.
올 상반기에는 디젤의 퇴조,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의 증가세도 특징이다. 디젤의 점유율은 지난해 46.2%에서 올해 30.2%로 16%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가솔린은 45.1%에서 54.1%, 하이브리드는 8.7%에서 15.1%로 각각 9.0%포인트, 6.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렉서스(8372대), 토요타(6319대), 혼다(5684대) 등 일본 브랜드가 수입차 3~5위에 오르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베스트 셀링카 순위에서도 하이브리드차인 렉서스 ‘ES300h’가 4915대로 3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4위부터 10위까지 판매량 차이가 크지 않으면서 춘추전국시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일부 브랜드의 물량부족 현상이 해소되면서 하반기에는 보다 수입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포르쉐 등 일부 고급 브랜드도 올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사진/포르쉐코리아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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