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패션업체들이 잇따라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해 자체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 홍보를 넘어 예능 및 정보형 콘텐츠로 구독자와 소통하기 위해서다. 업체들은 향후 이 같은 콘텐츠에 커머스 기능까지 도입해 실적 향상의 발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무신사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콘텐츠의 한 장면. 사진/유튜브 캡쳐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영상 콘텐츠 제작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패션스토어 '무신사'는 지난 4월 공식 유튜브 채널 '무신사TV'를 정식 개국했다. 무신사TV는 '무신사가 만드는 패션 채널'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최신 유행하는 패션 트렌드, 스타일링 팁 등의 정보 및 예능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모델 '정혁'이 MC로 출연해 국내 스트리트 패션을 소개하는 '온스트릿', 무신사 직원들의 출근 패션을 소개하는 '무신사 출근룩' 등 기존 정통 미디어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무신사TV 공식 채널을 개설한 지 두 달 밖에 안됐지만 반응은 뜨겁다. 현재 구독자는 4만1400여명을 넘어섰고, 전체 조회수는 270만회를 돌파했으며 300만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무신사의 이 같은 콘텐츠 육성 전략은 지난 2003년 패션 커뮤니티 운영에서 웹 매거진 발행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등 콘텐츠를 발판으로 성장한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신사는 콘텐츠 사업으로 일정한 회원을 확보한 뒤 2009년부터 커머스 기능이 도입된 무신사스토어를 오픈했다. 최근에는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콘텐츠의 선호가 옮겨가고 고객과의 실시간 소통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무신사는 '무신사TV'를 적재적소에서 활용하는 것과 동시에 커머스 기능과의 연계성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과 관련한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는 물론, 무신사 회원과의 소통 접점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LF의 유튜브 채널 'LFON'에서 방영된 콘텐츠 '엘프의 정석' 한 장면. 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패션업체 'LF'도 자사 온라인몰인 'LF몰'과 유튜브 채널 'LFON'을 통해 온라인 콘텐츠를 선보인다. LF 역시 초반에 자사 제품을 영상 콘텐츠로 홍보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패션 크리에이터가 LF 제품을 리뷰하는 '엘프의 정석', 제품 소개에 일상생활 촬영 방식인 '브이로그'를 결합한 '엘프로그', 요리 레시피 콘텐츠 '엘프쉐프' 등 다양한 정보형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LF는 지난 2015년 라이프스타일 전문 케이블 채널 '동아TV', 2017년 여행·레저전문 채널 '뉴폴라리스'를 연이어 인수해 콘텐츠 사업의 밑바탕을 다지고 있다. 그 결과 LF는 동아TV 채널 인수 이후 서울패션위크 컬렉션 생중계를 LF몰에서도 진행했다. LF 관계자는 "동아TV가 갖고 있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관련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LF몰 중심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패션그룹형지 계열사 형지I&C는 지난 3월 컨템포러리 남성복 브랜드 '본'의 유튜브 채널인 'BON TV'를 개국했다. 형지는 각 본 매장 매니저들과 취업 및 면접, 새내기 등 주제별 스타일링을 제안하거나, 고객 참여형 스타일링 콘텐츠를 선보이며 제품을 소개한다.
앞으로도 이 같은 패션업체들의 영상 콘텐츠 제작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충성 고객과 깊이 있는 소통망을 구축할 수 있는 동시에, 일관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 플랫폼 확장 등으로 추가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미래 소비자인 1020세대 고객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이 유튜브 채널 등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서 가장 큰 이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존 패션업체들이 30대 위주의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더 젊은 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신경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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