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기아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신흥국에서의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주력시장으로 낙점,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시장이 역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인도를 적극 공략 중인 현대·기아차에게는 치명타다.
이에 따라 완성차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 확대 등에 대비한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와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23만9347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5% 감소했다. 4월에도 판매량이 17.1% 감소하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31.4%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던 2001년 9월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수요 감소다.
다른 신흥국인 러시아는 지난 5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2% 줄었고 멕시코도 감소세로 들어갔다.
국산 자동차 주력 시장인 중국도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를 제외하면 17.2%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에너지차 판매량 역시 증가 추세긴 하지만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6.4% 증가율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8.3% 증가에 그쳤다. 5월에는 4월의 4분의 1 수준인 7.3%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4월 이후 주요 신흥국 자동차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특히 현대·기아자동차가 신흥 시장으로 삼고 있는 인도 시장 역성장이 국내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인도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실제로 인도 첸나이 공장에 3년간 1조1100억원을 투자키로 했고, 최근에는 소형 SUV '베뉴'를 국내보다 인도에 먼저 출시했다. 기아차도 소형 SUV '셀토스'를 오는 20일 인도 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4월 이후 인도 등 신흥국 자동차 수요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뉴 신차 효과로 현대차는 지난 5월 인도에서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한 5만9102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세를 이어 4~5월 인도 시장에서 포드를 제치고 완성차 수출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5월 판매량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보다 앞선 4월은 1.6% 역성장을 기록했다. 1월과 2월에도 각각 4.3%, 1.6% 판매가 감소했다.
베뉴 덕분에 5월 인도 시장 점유율은 상승했지만 인도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하면 절대 판매량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베뉴로 인한 신차 효과가 꺼지면 다시 역성장으로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도의 경우 2017년말~2018년 차량 구매 시 세금을 감면해줬기 때문에 수요가 크게 증가했는데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2019년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10년간 인도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나 중국처럼 폐쇄적으로 바뀌거나 전기차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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