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한미정상 통화 유출 외교관·강효상 고발
연루 직원들 징계위 회부도…"개인 영달 위해 정상신뢰 훼손"
2019-05-28 16:00:00 2019-05-28 16:00:0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참사관이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을 유출한 사건에 대해 외교부가 이 둘을 형사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익을 위해 국가기밀을 악용한 사례'라며 한국당에 공세를 이어갔다. 
 
외교부는 28일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외교기밀을 유출한 직원에 대해서는 조사 및 보안심사위원회 심의 결과를 토대로 관련 법령에 따라 형사 고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이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을 유출하는 데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강 의원도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강 의원이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하는 가운데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강 의원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한미정상의 신뢰를 훼손하고 굳건한 한미동맹까지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범죄행위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제1야당까지 관여한 행위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당에 강 의원 비호 중단도 촉구했다.
 
외교부는 전날 조세영 1차관 주재로 보안심사위원회를 열고 관련 직원 3명 대상 중징계 요구도 의결했다. 징계 요구대상 직원은 외교기밀을 유출해 비밀엄수 의무를 위반한 1명과 비밀 관리업무를 소홀히 해 보안업무 규정을 위반한 2명이다. 이들은 각각 중앙징계위원회와 외무공무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외무공무원 직급에 따라 징계 관련조치가 취해지는 곳이 어디인지 정해져있다"며 "조항에 따라 고위공무원은 중앙징계위에 회부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여기에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23일 강원 철원 감시초소(GP) 철거현장 방문 당시 '군은 정부와 입장이 달라야 한다'고 말한 점도 문제삼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방의 제1원칙은 문민통제"라며 대국민사과와 발언 취소를 요구했다.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국방부도 지난 주말 "국가안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정부·여당의 움직임에 대해 한국당은 지난 2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만찬 회동의 '선거 개입' 우려를 지적하는 것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한국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들과 원내부대표단은 이날 서울 서초구 국정원을 항의방문했다.
 
한미 정상 통화내용 유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오른쪽)이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왼족은 박재민 국방부 차관.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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