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주요국 국방부 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북핵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지역 현안들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26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 회의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해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과 다양한 양자회담을 소화할 예정이다. 미국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 중국 웨이펑허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 일본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 등도 참석한다.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대응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미일 3국 국방당국은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제11차 한미일 안보회의(DTT, Defense Trilateral Talks)에서 북한을 포함한 역내 안보문제와 3국 간 실질적 안보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한중, 한일 국방장관 양자회담도 추진 중이라는 후문이다. 우선 한중 회담에서 우리 측은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사태 이후 냉랭해진 양국 군사교류 정상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측이 우리 정부에 '3불(사드 추가 배치, 미국 MD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입장' 재확인을 요구할 경우 오히려 갈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한일 장관회담이 성사된다면 지난해 12월 '초계기-레이더 갈등' 이후 양국 국방 수장의 첫 만남이다. 삐걱대는 양국 군사교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장관회담의 경우 섀너핸 대행이 샹그릴라 대화 참석 후 한국을 찾을 예정으로 알려져 생략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올해 샹그릴라 대화는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개최돼 더욱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은 대아시아 전략 '인도-태평양 전략'을 소개하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확장' 등을 문제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8년 만에 장관급 인사를 파견하는 중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역할'을 부각시키며 역내 국가들의 호응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은 별도로 장관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아시아안보회의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2002년 이래 매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다자안보회의다. 아시아·태평양 및 유럽 주요국 국방장관과 고위 군 관계자 및 안보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회의로, 회의가 열리는 호텔 이름을 따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린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위산업 위기와 대응방안 : 국방위 3당 간사 공동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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