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보톡스, 미용에 치우친 한계
해외 진출 속도 내지만…치료용 부재는 아쉬움
2019-05-19 06:00:00 2019-05-19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주요 해외시장 진출이 가시화 되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가능성만큼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합리적 가격과 준수한 품질 등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 더딘 치료 영역 진출과 내수 경쟁 심화 등은 중장기적 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조사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최근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의 진출을 앞두고 있다. 연초 자체개발 제품 '나보타'의 미국 허가 획득에 유럽 진출 초읽기에 들어간 대웅제약과 상반기 내 중국 허가가 전망되는 메디톡스 등의 본격적인 주요 해외시장 개척 시동에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전세계 5조원대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 가운데 미국과 유럽은 전체의 7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시장만 놓고 봐도 연간 2조원에 달하는 시장 규모를 형성 중이다. 방대한 내수 시장을 자랑하는 중국의 경우, 공식적인 시장 규모는 5000억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음성 시장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시장 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때문에 미국·유럽 및 중국 시장의 진출은 그동안 동남아와 중남미 등 신흥국가와 중국 일부 물량을 중심으로 수출량을 늘려온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지난 2013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49%의 수출 실적 증가를 기록했다.
 
높은 기대감에 따른 우려 역시 존재한다. 미용에 비해 치료용 시장 규모가 더 큰 상황에서 치료용 국산품의 부재는 글로벌 시장 패권 장악에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계 보톨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45억달러(53750억원)에서 오는 202159억달러(747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치료 목적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전체 시장의 90%가 미용 목적인 국내에 비해 치료제 비중이 절반 수준인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서 국산 제품의 가장 큰 경쟁품인 미국 엘러간의 보톡스의 경우 안구근육경련 및 안면마비 완화, 과민성 방광염 등에 대한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상태다. 국산 제품 역시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치료제로써 톡신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제품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허가를 받은 4개를 비롯해 개발을 진행 중인 10종 이상의 국산 제품들은 좁은 내수 시장 특성상 결국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데 선진국 제품과 중국산 제품 중간 포지셔닝을 노리는 국산 제품들끼리 해외서 출혈경쟁을 펼치는 양상이 될 수 있다"라며 "최근 균주 출처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한국 기업간 분쟁 역시 국산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를 끌어내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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