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2020년 해양 환경규제가 시행되면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차가 최대 400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선박의 황산화물 저감대책 정책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대진 IHS MARKIT 수석은 "현재 전세계에서 실제로 운항되고 있는 선박은 5만척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90%는 2020년부터 저유황유로 연료를 교체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2020년 1월 1일부터 저유황유 가격이 폭등하면 고유황유와의 가격차가 현재 약 200달러에서 최대 400달러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수요 감소로 고유황유 가격이 대폭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2020년에 저유황유의 가격은 현재보다 50달러 정도 상승하고 고유황유는 200달러 정도 하락할 수 있다"면서 "현재 정유업계에서는 국적선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저유황유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어 수입이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규제가 발효되면 연료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부의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민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팀장은 "현재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 강제화되는 황산화물 배출규제 이행 지침서를 만들고 있다"면서 "선사들이 스크러버(Scrubber)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또는 연료로 사용하던 저유황유가 부족할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세부적으로 정리해 지침서를 만들어 올해 안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천강우 한국선급 센터장은 "스크러버는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세정설비로 미세먼지, 질소화합물(NOx) 제거에 대한 기술 검증은 밝혀진게 없어 오염물질에 대한 통합 처리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또 최근 해사업계에서 수소, LNG 등 대체 연료가 개발되고 있는데 선사들의 니즈를 반영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선박의 황산화물 저감대책 정책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편 이날 김성찬 자유한국당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친환경 선박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와 해운, 조선, 기자재, 정유업계를 비롯한 이해 당사자들이 보다 치밀한 전략과 이해을 공유해야 한다"면서 "정부에서도 체계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해운·조선업계가 친환경 선박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은 "중소형 선사들은 친환경 설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면서 "정부는 국내 해운업의 성장과 보호를 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은 "최근 국제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친환경 선박의 기술개발과 건조 및 개조를 지원하며 해운·조선업계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슬기롭게 해쳐 나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정태순 한국선주협회 회장은 "2020년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서는 고품질 저유황유의 원활한 생산과 가격경쟁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유업계가 고품질의 저유황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주길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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