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총장, '바꿀 것은 바꿔야' 내부 결속 메시지
"국민 위해 수사 개시·종결 구분…'검찰' 비롯 모든 기관 원칙 지켜야"
2019-05-07 18:48:31 2019-05-07 18:48:59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해 반발하며 해외 출장길에서 조기 귀국한 문무일 검찰총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더불어 수사의 개시, 그리고 종결이 구분되어야 국민의 기본권이 온전히 보호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을 비롯하여 수사 업무를 담당하는 모든 국가기관에 이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7일 오전 해외 순방 귀국 후 첫 출근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 총장을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수사권조정 대응방안 논의기간 중 구상하신 게 있느냐”고 묻자 나온 답이다. 문 총장의 이 같은 지적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대외적 의사표시이기도 하지만, 검찰 내부 구성원에게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로 이해된다. 원칙을 지켜야 하는 국가기관을 지칭하면서 검찰을 콕 찍었다. 검찰도 바뀔 부분도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다. 
 
문 총장은 2017년 7월 취임 이후 자체적인 검찰개혁을 꾸준히 해왔다. △특수수사 인력 감소와 형사부 강화 △강력부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마약조직범죄수사처로 옮기는 법안 추진 △수사심의위원회 설치 △인권수사자문관제도 도입 등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왜 스스로 우리가 가진 힘을 빼느냐’는 반발이 없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경수사권 조정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검찰도 ‘과거사 정리’를 필두로 전향적 모습을 보였지만 국민들로부터 ‘셀프 개혁’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이유다. 
 
문 총장이 지금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검경수사권조정안 반대와 함께 ‘검찰의 변화’를 주문한 것은 조직을 결집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남아 있는 임기 동안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최대한 저지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는 취임 이후 일선 청의 검사들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특히 임관 10년차가 안 된 젊은 검사들로부터도 이메일 등을 통해 직접 의견을 수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검 간부는 “지금 (검경 수사권 조정)국면은 ‘밥그릇 논쟁 프레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 과제는 (서민 생활과 밀접한)형사부를 강화하고 특수부를 축소하라는 것. 특수부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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