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아세안(ASEAN)+3(한·중·일) 회원국은 역내 위기 대응 자금 지원시 한국의 원화, 중국의 위안화, 일본의 엔화 등 아시아 통화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뒷줄 오른쪽 아홉번째)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뒷줄 오른쪽 일곱번째)이 2일 피지 난디에서 열린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각국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아세안+3 회원국은 2일(현지시간) 피지 난디에서 열린 제22차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수정된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협정문을 승인하며 이같이 밝혔다.
CMIM은 2000년부터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국이 역내 국가에서 금융위기 발생 시 부족한 외화 유동성을 지원해주는 다자간 통화스와프다.
이번에 회원국은 "CMIM 공역 시 역내통화 활용은 현행 공여방식에 추가한다"며 "이는 CMIM을 강화하기 위한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협정문에 포함시켰다.
위가 발생 시 긴급자급을 지원할 때 기축통화인 달러화 외에도 역내통화로도 지원한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역내통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원화, 위안화, 엔화가 논의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이번 협정문은 가이드라인 성격에 불과해 실제 세부 방안이 마련돼 합의되기까지는 상당 시일일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협정문에는 CMIM 공여 시 역내통화 활용의 규모, CMIM 공여에 활용할 통화로서의 적합성은 향후 회원국이 동의할 기준 또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결정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선언문에는 "역내통화를 활용한 CMIM 공여가 시행될 경우, 지원국(APP) 단기자금 시장이나 채권 시장의 이자율이 조달 비용의 기준으로 적용돼야 한다"며 "환율은 두 통화 간 직접적인 시세 또는 관련 시장에서의 교차 환율을 기준으로 양자 간 합의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고 담고 있다.
한편 이번 회의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차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인천 송도에서 열린다는 점 등에서 차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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