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의 두 번째 주민설명회가 백지화를 요구하는 ‘은백투(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백지화투쟁위원회)’에 반발 끝에 파행됐다. 서울 은평구는 지난 4일 은평구민체육센터에 이어 27일 오후 은평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은평구는 평일에 열린 지난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의 요청이 이어진만큼 주말을 이용해 보다 접근성이 좋은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설명회를 계획했다.
은평구는 진관동 76-40 일대에 연면적 1만5492㎡로 지하에 재활용처리시설, 지상에 체육시설을 만드는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추진 중이다. 일일 발생폐기물이 263톤에 달하는 은평구는 자체처리비율이 37%에 그치는 상황에서 수도권매립지 종료 임박, 양주소각장 이용 불투명, 도내적환장 이전 등으로 폐기물처리시설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근 마포구, 서대문구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서북3구의 재활용폐기물은 은평구, 생활폐기물은 마포구, 음식물쓰레기는 서대문구에서 처리해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은백투는 예정부지가 은평뉴타운과 고양삼송지구 등과 인접해 있고, 소음, 먼지, 폐수, 교통혼잡 등을 이유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의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은백투는 이날 주민설명회 한 시간 전부터 100여명이 만장과 현수막, 마스크 등으로 백지화 입장을 밝히며 은평문화예술회관까지 가두집회를 진행했다. 진행요원들과 실랑이 끝에 만장만을 내려놓고 입장해 대공연장에 자리잡은 은백투 주민들은 꽹과리와 호루라기, 고성 등으로 “쓰레기장 결사반대”, “김미경(구청장)은 물러나라” 등을 외쳤다.
예정된 시작시간이 다가오면서 정원 300여명의 대공연장은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에 관심갖는 주민 등으로 복도까지 줄 설 정도였다. 결국 주민설명회는 오후 3시에 시작했지만 가장 핵심인 질의응답까지는 가지도 못하고 국민의례와 경과보고만을 마친 3시12분쯤 더이상 정상적인 진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파행됐다. 김미경 은평구청장도 자리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다 마이크도 잡지 못한 채 주민설명회가 종료되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은백투는 주민설명회가 파행되자 환호하며 더욱 백지화의 목소리를 높였다.
은평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부분지하화에서 완전지화화로 바꾸고, 이중차단문·스피드도어·에어커튼 등 첨단악취방지시설을 활용해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며, 수거차량 심야분산운행으로 교통혼잡을 줄이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은백투의 저지로 주민설명회가 무산돼 향후 지역별 소규모 설명회를 마련하고 지속적인 협의로 사업의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설로 주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꼼꼼히 준비해 대책을 마련했다”며 “이번같은 대규모 주민설명회는 어렵겠지만, 소규모로 주민들과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은평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주민설명회에서 일부 주민들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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