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18일 '비리 수사 중인 고등학교 교장 직무정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공개했다. 답변에 나선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은 "취할 수 있는 최대한 강력한 조치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1만4658명이 참여한 해당 청원은 "비리 수사 중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청 시정명령까지 무시하고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고등학교 교장을 사법결과가 나오기 전에 직무정지 시켜달라"는 내용이다.
청원인은 해당 고등학교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첨부 동영상 등을 통해 서울공연예술고로 사실상 특정된다. 서울시교육청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당학교는 횡령, 부적절한 사모임에 학생 동원, 채용비리 등의 18개 사항이 적발됐다. 교육청은 경찰 수사의뢰와 함께 학교 측에 교장 파면 및 행정실장 해임 등의 조치를 요구했으나, 학교법인은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고등학교와 학교법인을 지도·감독하는 조희연 교육감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야 할 책임자로서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취할 수 있는 최대한 강력한 조치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측이 끝내 감사처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정원감축 등 제재조치와 사립학교법에 따라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을 취할 수 있다"면서 "법에서 요구하는 절차를 차분히 밟아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행정조치를 책임지고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교육감은 "학교를 올바르게 고쳐야 한다는 마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한 학생 등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방문과 학생 면담 등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학생인권위원회 논의를 거쳐 학생인권옹호관을 통해 구체적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다.
함께 답변에 나선 이광호 청와대 교육비서관은 "올해 3월부터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라 학교법인이 교육청의 징계 요구를 특별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을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됐다"면서도 "이번 사안은 개정 법률 시행 전에 징계 요구를 한 것으로 그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이 비서관은 "사립학교 교원의 비위 행위에 대해 국공립 교원에 준하여 엄정하게 징계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면서 "정부도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교육의 공공성이 균형을 이루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답변으로 청와대는 89개 국민 청원에 답변을 완료했으며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아이돌보미 영유아 폭행 강력 처벌 및 재발방지 방안 수립',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김학의 성접대 관련 피해자 신분보호와 관련자 엄정수사 촉구' 등 7개의 청원에 대해 답변을 준비 중이다.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과 이광호 청와대 교육비서관이 1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유튜브 채널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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