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미국 저신용 기업의 부채가 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레버리지론, 하이일드 채권 등을 중심으로 고위험 기업부채가 금융위기 때보다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미국 기업의 고위험부채 현황 평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고위험부채는 2조4000달러로 1년 전보다 5.1% 증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보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중 특히 레버리지론 잔액은 1조2000달러 수준으로 2010년 말(5000억원)과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했다.
빠른 증가세는 펀드형 투자 증가 및 대출 증권의 유동화에 따른 수요 기반 확대, 저금리 지속에 따른 고수익 추구 성향 강화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하이일드 채권 발행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2000억원으로, 4년 전보다 8.5% 감소했다. 채권시장의 상대적 부진은 대체관계에 있는 레버리지론 수요 확대로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한은은 미 경제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기업의 고위험부채가 단기간 내 대규모 부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저신용 기업의 부채가 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실물경제 여건이 악화될 경우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주요국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 등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레버리지론 등 저신용 기업의 부채 증가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다만 레버리지론의 경우 양호한 경제여건 등으로 부도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레버리지론의 60% 정도가 자금공여 약정 등 은행의 직무가 적은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로 증권화되고 있어 과거에 비해 시스템리스크 유발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도 평가된다.
한은 관계자는 "고위험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향후 성장률 둔화 등 기업활동에 영향을 주는 거시경제여건에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고위험부채 관련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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