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가 상당 기간 반영된 만큼 주가가 지금보다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바닥이 더 낮아질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50원(1.68%) 하락한 3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충격적인 실적이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8.7% 감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최근 빠르게 하향조정된 시장 예상치를 18% 이상 밑도는 수치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13조2670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으로 전망했다. 예상치는 석 달 전 17조원가량에서 한달 전 13조원 후반, 지난주 13조원 초반대로 계속 하향됐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예상보다 반도체와 IM(인터넷 모바일) 부문에서 실적 부진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도체는 메모리 고객사의 급격한 주문 감소 등이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라 영업레버리지의 부정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급 악화와 스마트폰 역성장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증권사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각각 11조6000억원, 11조4000억원 수준이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도 크게 힘을 못 쓸 것으로 보인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생각보다 영업이익이 작았지만 좋지 못할 것이란 점은 예상됐고 작년 하반기부터 우려도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단기 변동성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2분기까지는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여 그때까지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는 3만8000원 안팎의 주가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추가 급락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지만 주가 바닥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실적이 예상을 대폭 밑돌아 올해 1·2분기를 비롯한 연간 실적이 크게 하향될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주가는 3만4000~3만500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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