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자신이 돌보던 15개월 된 여자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위탁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강수산나)는 위탁 보육 중이던 아동 3명을 학대하고 이 중 1명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김모씨를 지난달 30일 구속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설사로 기저귀 교체와 빨래를 자주 한다는 이유로 지난 10월12일부터 열흘간 문모(15개월) 양에게 하루 한 끼만 주고 수시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양은 김씨에게 맞은 뒤 10월21일 눈동자가 돌아가고 손발이 뻣뻣해지는 경련 증세를 보였으나 김씨는 다음날 자정까지 32시간 동안 문양을 방치했다. 뒤늦게 병원을 찾았지만, 문양은 이미 뇌 손상이 심각해 뇌사 상태였고 입원 20일 만에 숨졌다.
부검 결과 문양은 심각한 광범위 뇌 신경 손상을 입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왼쪽 뒷머리 골절상을 비롯해 외상성 경막하 출혈과 지주막하출혈 등이 치명적인 뇌 손상을 초래했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문양의 머리를 발로 차는 등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심한 우울증으로 10여년간 정신과 진료를 받았고 화가 나면 아이들에게 화풀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문양 외에 부모들이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며 A군과 B양도 학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A군을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 아래로 밀어 넣어 얼굴과 목 등에 2도 화상을 입혔고 B양 입을 막아 숨을 못 쉬게 하고 욕조에 전신을 담그는 등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는데 경찰이 문제의 이 사진을 복원해 이를 근거로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김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피해 아동 진료명세 등을 전수조사해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