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10년…도입 때 지적된 논란, 여전히 반복
"변시 합격률 정상화 안 되면 폐원"vs"지금도 많아…변호사 수 줄여야
2018-12-01 06:00:00 2018-12-01 06: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정상화하지 않는다면 로스쿨의 폐원 시기가 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합격률을 높이거나 자격시험화가 될 경우 양질의 변호사를 배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로스쿨 도입 10년째지만 도입 초기 거론됐던 문제들이 아직도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관에서 30일 열린 '로스쿨 10년, 개선점과 발전 방향' 토론회에서, 변호사시험 2회 출신인 류하경 '법률사무소 휴먼' 변호사는 "합격자 선정 방식은 자격시험화를 원칙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스쿨 커리큘럼, 선택과목 등 미시적인 문제들이 많지만 합격률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 것은 암 환자에게 보조제를 투여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 변호사는 "신규변호사를 줄이려고 상대평가로 자격 시험 채점을 하기 때문에 커트라인은 계속 올라가고 합격률은 더욱 낮아진다"면서 "제도설계를 졸속으로 하고 이후 운영도 엉터리 주먹구구식으로 하면서 파생되는 불이익과 희생은 오로지 수험생들에게만 집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변호사시험 제도가 로스쿨 학생 개개인 꿈과 희망만을 위한 제도인가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있었다. 사법연수원 37기 김화철 '법무법인 유화' 변호사는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로스쿨 재학생만을 위한 이익과 관련된 문제"라면서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자격시험을 도입했던 일본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생기면서 다시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수요 공급 문제는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많은 인원을 변호사시험 합격시켜서 새로운 시장의 수요가 창출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변호사가 늘어 변호사의 가치가 줄어들면 결국 로스쿨 지원자들의 가치도 떨어진다"면서 "적정 합격자수인 1000명 수준을 유지해 로스쿨의 위상을 유지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로스쿨 응시생 대비 현 합격률보다 합격인원이 상향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윤정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문직으로서 자질을 갖췄을 때 자격을 주는 것이 기본 전제가 돼야 한다"면서 "반드시 변호사의 자질을 기르기에 충분한 로스쿨 교과과정의 개편과 각 로스쿨에서의 엄격한 학사관리가 선행되거나 확실히 담보돼야 한다"고 했다. 이와 비슷하게 자격시험화는 국민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밖에 ▲재학 중 대형로펌 조기 컨펌 ▲변호사시험 선택과목 과락제도 ▲소송법 과목의 선택형 문제 ▲변호사시험 시행시기 ▲학교별 민사재판실무, 형사재판실무 교육여건 차이 등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로스쿨의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가장 합리적인 교육방법과 법조인 선발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변호사회로써 필요한 의견을 제시해야 할 때"라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정착 및 발전을 모색하고자 각계 전문가를 초빙해 서울변호사회관에서 '로스쿨 10년, 개선점과 발전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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