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기숙사 붕괴' 아니라지만…"소통은 진작에 붕괴"
학교 '불통'에 학생들 불만 커…소통 창구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2018-12-01 06:00:00 2018-12-01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최근 '크랙' 등 건물 이상으로 이슈됐던 가톨릭대학교 기숙사가 학생의 불안감과 불신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다. 큰 이상이 없다는 안전진단을 받았으나, 학생들은 그동안 '불통'이었던 학교에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가톨릭대와 학생 조직 등에 따르면, 가톨릭대는 오는 12월15일 이후 보수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 28일 가톨릭대가 소재한 부천시는 시장까지 와 총장과 함께 시설을 점검하고, 긴급안전진단도 실시한 뒤, 같은 날 학생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어 불안감 해소에 애썼다.
 
긴급안전진단 결과 마감재 들뜸, 균열, 바닥면 불균형, 누수 문제 등은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부천시 관계자는 "내력벽이 아닌 외력벽에 이상이 있기 때문에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다"며 "드러난 이상 징후에 대해서는 보수하라고 학교에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는 ▲조기 정밀안전진단 ▲기숙사 전면 보수 공사 ▲기숙사 신문고 기능 강화 ▲매달 열리는 기숙사 층장회의에 사무처 대표 참석 등을 약속했다.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기숙사가 붕괴한다는 극단적인 불안감은 덜어냈지만, 학교의 소통 강화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이 많은 상황이었다. 문제가 길게는 지난 2014년부터 제기됐는데도 학교가 묵살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유림 성심교지 편집위원장은 "기숙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사생들은 기숙사 사무실에 민원을 하게 돼있다"며 "기숙사 사무실은 '갈라진 부분을 벽지로 덮으라'는 등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기 일쑤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총장 등 더 큰 단위가 학생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숙사에 2년반째 살고 있다는 박모(25)씨 역시 "예전이나 지금이나 건물 증상은 똑같았는데, 학교 외부까지 이슈가 됐다는 점만 다를 뿐"이라며 "앞으로 보수는 잘할지 안심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사 학교가 소통에 진정성을 보이더라도, 학생들이 소통할 창구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총학생회는 투표율 미달 등의 이유로 몇 년째 부재한 상황이고, '기숙사 신문고'라는 학내 온라인 게시판 역시 민원 제기자와 학교의 1:1 형식이라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현재는 일부 학생들이 자체 TF를 꾸려 사생과 학교 사이를 중재하는 중이다. 국제관 TF에서 활동하는 이고은 학생은 "붕괴해서 죽지는 않더라도, 현재 문제 때문에 다칠 수는 있는 것 아니냐"며 "학생 의견을 모아 어떻게 대처할지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가톨릭대는 소통 강화는 하겠으나, 기존 문제가 크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대학 관계자는 "안전 문제는 없었는데, 이에 대해 잘 모르는 일부 학생이 외부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30일 경기 부천시에 있는 가톨릭대 기숙사가 있는 국제관의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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