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내달부터 시행되는 요일제자동차보험제도가 알고 보니 헛점 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요일제차보험제 시행을 1주일 앞둔 현재 운행기록인증장치(OBD)의 전송 능력과 보안성 등의 인증 여부가 확실히 결정된 것 없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현재 요일제차보험 상품 개발은 완료된 상태. 하지만 운전자들이 약정일을 지켰는지 어겼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네트워크망은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이번주 중으로 OBD 관련 인증위원회가 열리지만 현재 OBD 기계를 시중에 판매하는 업체는 예상과 달리 1개사가 독점적으로 시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OBD기계가 시판되고 네트워크망이 제대로 구축된 후에 보험가입자가 생긴다고 하면 4월에 정상적으로 요일제차보험제도가 시행되기는 어려운 셈.
또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OBD기계는 365일 탈부착 여부를 감시할 수 있는 기능 형태로 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에 건전지를 삽입해서 단자에서 기계를 꽂고 떼어내는 행위를 센서 기능을 통해 실시간 감시한다는 것.
OBD를 꽂고 빼는 순간 차량고유정보와 시각까지 정확하게 기계에 자동 기입돼 도덕적 해이는 막을 수는 있겠지만 운전자로써는 번거로울 것으로 보인다.
OBD가 불량이거나 실수로 빠지는 경우, 파손된 경우 보험사에 해명 하기도 까다롭다.
특히 내달부터 도로를 달리게 되는 전기자동차(NEV)의 경우 OBD를 꽂을 수 있는 단자가 없기 때문에 전기자동차를 구입한다면 카센터에 가서 따로 설치해야 한다.
OBD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일반승용차에 설치된 시가잭이 아닌 16개핀으로 된 커넥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 올 7월말 일반 승용차를 전기자동차로 개조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그 이후에 출시되는 전기차에 한해서 16핀 커넥터가 대중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보험료의 경우 일반승용차보다 30% 비싼 보험료에다 OBD단자까지 직접 설치한다면 요일제차보험은 대중성을 확보하기 힘들다.
지난 2000년 이전에 출고된 차량의 경우도 OBD를 꽂을 수 있는 단자가 없기 때문에 카센터에 가서 OBD 단자를 설치해야 한다.
이들에게 네비게이션이나 블랙박스를 통해 운행인증을 받는 방안이 제기됐지만 사실상 백지화됐다.
보험사들은 강건너 불구경이다. 금융감독당국의 압박에 상품출시를 서두르고는 있지만 대체로 대형 손보사들의 시장 반응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일제차보험에 가입할 경우 8.7%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지만 시중 3만~5만원 정도 기계값을 감안하면 몇푼 안되는 보험료를 아끼기 위해 가입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반문했다.
또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손해율이 높은 상황이라 아직 상품개발을 하지도 않은 곳도 많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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