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직장인들의 평균 근무시간이 약 55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주52시간 근무제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이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 근로 제도다. 지난 7월1일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빌딩에서 근무하는 KT 직원들이 퇴근하고 있다. 사진/KT
2일 KT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후 8월1일부터 9월16일까지 서울 광화문 일대의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체류시간)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55분 감소했다. 광화문 일대는 다수의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있다. KT는 휴대폰과 기지국이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신호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조사대상의 직장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달에 10일 이상 동일 기지국에 4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연결된 휴대폰 이용자를 의미한다.
IT와 게임 관련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많은 성남시 판교의 경우 일 평균 근무시간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1.6분 감소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유예 대상인 금융 업계 대기업이 많은 여의도는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이 6분 줄었다. 반면, 300인 이하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많이 있는 가산디지털단지는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이 약 5분 증가했다.
8월19일부터 9월15일까지 BC카드의 가맹점 매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여가 활동 관련 업종의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평균 9.2% 증가했다. 늘어난 여가 활동 매출 규모는 BC카드 기준 약 16억원이다.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된 여가활동 관련 업종은 ▲서점 ▲골프연습장 ▲볼링장 ▲테니스장 ▲수영장 ▲헬스클럽 ▲영화관 등이다.
서울시 전체에서 여가 활동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동작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여가 활동 매출이 70.3% 증가했다. 강서구(66.3%), 동대문구(42.7%)가 뒤를 이었다. 많은 직장인들이 근무하는 종로구, 금천구의 경우에는 여가 활동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7%, 6.7% 감소했다.
KT가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된 7월1일부터 9월16일까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여가·퇴근·육아 등 업무시간 외 활동과 관련된 단어들이 언급량 순위 상위에 올랐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의 '워크 앤드 라이프밸런스'의 준말인 워라밸의 언급량은 2만1663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52회보다 약 10배 늘었다.
윤혜정 KT 빅데이터사업지원단장(상무)은 "주 52시간 근무제 이후 근무시간이 줄어 삶의 질이 높아지는 생활 패턴의 변화가 빅데이터로 나타났다"며 "KT는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생활 패턴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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