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증시에 드리운 먹구름도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무역분쟁으로 수혜가 가능한 기업을 찾는 역발상 투자와, 갈등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이 예상되는 배당 투자에서 돌파구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3차 관세 인상이 미뤄지면서 미-중 무역분쟁의 마무리에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3차 관세 인상을 발효하겠다고 했지만 그 시점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3차 관세 인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고 무리한 정책은 국정 지지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의 반발이 상당해 최소한의 유예기간이 필요하고 미국 행정부 내에서도 발효 시점과 방법에 대한 의견 충돌이 적지 않다는 점도 관세 인상을 빠르게 발표할 수 없는 이유로 꼽았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는 불확실성의 지속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지 않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발상의 전환으로 투자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교역 관계는 큰 변화를 겪을 것이고 한국은 여기에서 작지만 기회가 있다"며 "중국향 중간재 수출이 막히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일부 수출 경합이 높았던 업종은 분명 기회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이 심한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시장만 특정해서 보면 한중 수출 경합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업종은 휴대폰과 관련 부품, 전기·전자, 조선, 석유제품"이라며 "아시아 내에서는 베트남 섬유,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배당 투자도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기업 수익성 부진 가능성 등을 생각할 때 배당수익률에 기반한 투자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며 "올해 연간 및 3분기 순이익이 증가하고 예상 배당수익률이 2%를 넘을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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