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SOC 감축 재검토…"건설 일자리 늘려야"
건설투자 경제성장 기여율 2분기 -3.4%…14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
2018-08-03 16:19:59 2018-08-03 16:19:59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부동산 규제와 SOC 예산 감축으로 건설경기 둔화와 일자리가 감소가 심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 듯 지난 2일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추가 감축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기존의 건설업 일자리 수 증가에 집중하는 것보다 신산업의 혁신 분야에서 일자리를 늘려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위워크 서울역점에서 열린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위주의 정책과 SOC 예산 감축이 건설 경기 둔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경기 둔화가 경제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건설투자 증가세의 급속한 둔화로 경제 성장 기여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건설투자는 해마다 감소했다. 전년 대비 건설투자 증가율은 2016년 10.3%에서 지난해 7.6%로 감소했고, 올해 1분기는 1.8%로 큰 폭으로 감소한데 이어 2분기는 -0.7%로 하락세 전환했다.
 
이 같은 건설투자 증가율의 급격한 감소는 경제 성장 기여율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16년과 지난해 건설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50% 이상을 차지하며 경제 성장의 버팀목의 역할을 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성장 기여율이 7.1%에 그쳤다. 심지어 2분기에는 -3.4%로 집계돼 14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건설투자의 증가세 둔화 영향으로 건설투자의 경제 성장 기여율이 급속히 하락해 국내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경기 침체는 곧바로 취업자 증가세의 둔화로 이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월별 건설업 취업자 수 증감률은 지난 1월 5.2%에서 계속 하락해 지난 5월 0.3%로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수 역시 지난 1월 1.3% 증가했지만 5월에는 0.2%로 증가폭이 지속 하락했다. 그 결과 지난 1월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서 건설업 취업자 수 증가가 29.8%의 기여를 했지만, 5월에는 5.8%로 감소해 한자릿수로 바뀌었다.
 
건설시장 둔화를 비롯,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기존의 SOC 감축 기조 변화를 시사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서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에도 SOC 예산을 추가 감축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재검토하겠다"며 "SOC가 지방 일자리나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일자리 안정을 고려해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예산의 절대액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추가 감축을 재검토한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기존정책 기조의 획기적인 전환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많다. 그럼에도 중기재정운용계획상 정부 SOC 예산 축소 계획 이행 시 향후 취업자 수가 4년 동안 연간 7만3000여명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돼, 주택을 비롯한 SOC 예산 확대에 대한 요구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경기 위축과 일자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SOC 예산의 적정 수준 유지, 민자사업 활성화, 지방선거 공약 추진 등이 있다"며 "이 중에서 SOC 예산을 확대해 노후인프라를 개선하는 게 효과도 크고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목 사업보다는 주택 사업이 취업유발계수가 크다"며 "부동산 대책을 완화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SOC 예산 확대 및 부동산 정책 수위 조절보다 신산업 통한 혁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재만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건설 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산업에서 일자리는 늘리는 건 불가능한 상황에서 새로운 산업 흐름에 따른 일자리를 만든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일자리가 줄더라도 부동산시장을 과열 투기하게 할 수는 없다"며 "주택 등 자산의 갭 때문에 생긴 대출 문제나 소득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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