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KT가 유무선 인프라와 금융·에너지·미디어 등 플랫폼 부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새로운 사업 패러다임을 선보인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이미 구축하고 있는 통신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활용해서 블록체인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2022년까지 1조원 규모로 성장할 블록체인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KT는 24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블록체인 사업전략 간담회를 열고, 상용 통신망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공개했다. 기존 블록체인의 경우 사업화 한계가 뚜렷했다.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신뢰성은 높지만 처리속도와 데이터 용량이 부족했다. 참여자를 제한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빠른 속도를 보장하지만 비공개 데이터 관리로 투명성과 보안이 문제였다. 서영일 KT 블록체인센터장은 “KT 블록체인은 KT가 보유한 전국 초고속 통신망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서 성능과 보안이라는 두 가지 장점을 동시에 구현했다”고 말했다.
현재 KT 블록체인의 처리속도는 2500 TPS(초당 거래량)다.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3 TPS, 이더리움이 13 TPS 수준이다. 또 다른 가상화폐 리플이 1500 TPS를 구현했다. KT는 2019년 말까지 현재의 40배 수준인 10만 TPS까지 성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서 센터장은 “KT 네트워크에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을 적용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올해까지 1만 TPS, 2019년 말에는 10만 TPS를 달성할 것”이라며 “그러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금융권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TF장이 24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KT의 블록체인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KT는 이 같이 향상된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을 공공, 정책참여, 건강 등의 분야에 우선적으로 적용한다. 블록체인 지역화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해킹이나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이미 KT엠하우스가 김포시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발행 방안을 논의 중이며, 다른 지자체들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KT 블록체인을 로밍에 적용하면, 통신사 간 교환하는 이용자의 사용내역 데이터를 자동으로 검증, 확인하고 실시간 정산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아울러 K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 거래의 신뢰 구조를 마련했다.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의 웹소설 플랫폼인 ‘블라이스’를 오픈해 저작권자에게 정산을 투명하게 제공하고, 콘텐츠 보안을 강화해 저작물 불법 유통을 막았다.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TF장은 “지난해 500억 규모의 국내 블록체인 시장은 2022년 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향후 블록체인 플랫폼 개방과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블록체인 시장을 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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