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자 여야가 후속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임차인 보호와 가맹본부의 갑질 근절,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자영업자 세부담 완화 법안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은 임금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상가 임대료,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관행, 신용카드 수수료 등은 임금 못지않은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여야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가중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이들 제도를 즉각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본사 로열티, 임대료, 카드가맹점 수수료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영세소상공인과 최저임금 노동자의 다툼이 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통해 불공정거래 관행을 근절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도 전날 최저임금 인상 결정 직후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끝없이 오르는 임대료와 불공정거래의 이득 주체인 기득권이다” “중소상공인 보호입법과 대책마련에 힘을 쏟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그동안 이들 제도 개선에 미적거렸던 자유한국당까지 가세하면서 법안 통과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자영업의 간이과세 기준(연매출 4800만원 미만)을 상향하고, 영세자영업자(연소득 4500만원 미만)의 부가가치 세율을 하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세부담 완화를 주장했다. 상가 임대료, 신용카드 수수료, 프랜차이즈 가맹료 인하도 제안했다.
현재 국회에는 24건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대부분 민주당 의원들이 대표발의했지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내놓은 법안도 있다. 공동발의한 의원 중엔 한국당 소속 의원의 이름도 포함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온도차가 있지만, 급속한 임대료 상승으로 내몰리는 임차인 피해를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44건이 올라와 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게 골자다. 이들 법안 역시 여야 모두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어 병합심사를 통해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조만간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들 법안을 포함한 민생법안들을 중점 처리 법안으로 선정해 신속히 심사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신용카드 수수료와 관련,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소상공인 페이’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도입을 검토 중인 ‘지역페이’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이 노사 양측 모두의 반발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따라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최저임금위원회의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 선임을 법류로 정한 뒤 공익위원 9명 중 1명은 국회의장이 임명하고, 여야가 각각 4명식 임명토록 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지난 10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노동자·중소상인 '함께 살자'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단결을 촉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