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SK(003600)가 미국 바이오·제약 위탁개발·생산업체(CDMO) 엠팩의 지분 인수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 이번 인수는 SK의 제약·바이오 사업 기대감을 높이는 동시에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는 전날보다 4500원(1.67%) 오른 27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 초반에는 28만원까지 올랐다.
SK의 강세는 전날 공시된 미국 제약업체 엠팩 지분인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SK는 이사회를 열고 미국 엠팩파인케미컬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해 해외 계열사 알케미 에퀴지션(Alchemy Acquisition)에 50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출자일자는 내달 3일과 28일이다.
SK가 제약·바이오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았던 만큼 엠팩의 인수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엠팩은 항암제, 중추신경계, 심혈관 치료제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미국 제약사들이 밀집한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해 제약사와의 우호적 관계 형성이 용이하다. 또 현재 미국 내 생산시설 3개와 연구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지난해 SK가 인수한 아일랜드 공장과 함께 유럽과 미국 양쪽에 생산기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앞서 SK는 국내 기업 최초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통째로 인수한 바 있다.
인수금액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유상증자 5000억원과 인수금융 3000억원을 더했을 때 인수가는 8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 제약업체를 100%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SK가 세계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엠팩 지분인수는 고성장하고 있는 CDMO시장에서 글로벌 겨쟁력을 강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되며 SK바이오팜, SK바이오텍 등 바이오 계열사와 함께 바이오 사업역량 강화 및 시너지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주가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가 기존 SK바이오텍에 출자한 금액은 3363억원으로 엠팩 인수 금액까지 합하면 SK그룹의 CDMO 사업에 약 1조원이 투입된 것"이라며 "회사의 계획대로 2020년까지 생산능력 160만리터를 확보하면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1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 SK의 바이오사업에 대한 재평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가 인수한 미국 제약회사 엠팩의 생산시설 전경. 사진/SK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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