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대한생명에 이어 삼성생명의 주식시장 상장이 예고된 가운데 이들 대형 생보사의 상장에 따른 주식시장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 주식 공급이 급격히 늘어나 포트폴리오의 재조정(리밸런싱)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일시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될 가능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하다는 지적이다.
◇방향성 없는 증시+대규모 물량폭탄..수급불안 우려 높아
오는 17일 상장되는 대한생명의 시가총액은 약 6조원, 삼성생명은 약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이 같은 물량폭탄이 쏟아지면 수급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고 강세장일 때는 주식공급이 많으면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펀드관련 자금이 정체돼 있고 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수급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생보사 신규 상장은 모두 상반기에 집중돼 증시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으로 경계심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인 수급 부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물량폭탄이 사장의 전반적인 흐름까지 깨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두 생보사 상장으로 공급물량 부담감이 존재할 수 있고 경기하강 금융요인들과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충격을 줄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물량 부담이 시장의 전반적 흐름을 제한하지는 않고 단기적인 물량 부담 요인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섹터별 비중조절..무엇이 달라지나?
대한생명과 삼성생명의 예상시가총액 합인 26조원은 보험업 전체 시총을 상회하는 규모다. 보험업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면 이론적으로 삼성생명, 대한생명, 삼성화재만 보유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이보다 낮은 시가총액의 기업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8일 동양생명이 신규 상장됐을 때도 신규상장 전 외국인들이 주요 보험주들은 순매도한 바 있다.
또한 보험업종이 갖고 있는 규모의 한계로 인해 금융전반에 걸친 비중 재조절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 연구원은 "보험, 은행, 증권, 저축은행 및 금융지주사로 구성돼 있는 금융업 전반에 걸쳐 비중조절이 나타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신한지주, KB금융 등 금융지주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업종 뿐만 아니라 섹터별 시가총액 비중 또한 재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내 섹터비중이 2.2%인 보험업 비중은 5,.1%로 크게 증가하는 반면 여타 섹터들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축소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기전자의 비중은 두 생보사 상장 후 20.4%로 기존대비 0.62%p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인해 비중이 줄어드는 기업이나 섹터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장 당시 상황에 의해 좌우되겠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일정 기간안에 집중될 개연성이 높다"며 "비중 조절 시점이 집중되게 되면 매도 세력은 있어도 매수세가 그만틈 따라 주지 못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마찰음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대한생명과 삼성생명 상장 이후 7조 정도의 증시물량 공급 요인이 된다"며 "포트폴리오 투자자들 입장에서 포트폴리오 개편 필요성 있는데 금융주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IT나 자동차, 소재, 산업재 등이 반사적인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