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랑어 양식 한길'…10년만에 상업 출하 첫 성공
일본서 치어 들여와 성어로 육성…종자 생산하면 대량생산도 가능
2018-06-24 16:19:27 2018-06-24 16:19:27
[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뜨거운 초여름 햇살을 맞으며 통영항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1시간 남짓 달리자 욕지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업지도선의 목적지는 욕지도 앞 외해 참다랑어 가두리 양식장.
 
바다를 빽빽히 채운 47개의 가두리 양식장 가운데 한 곳에 도착했을 때, 홍진영어조합법인 어선들은 양식장 안으로 고등어를 던지고 있었다. 고등어는 참다랑어의 먹이다. 고등어가 가두리 위로 던져지자 참다랑어떼가 힘차게 뛰어오르며 장관을 만들어 냈다. 지난 2016년 1200마리의 치어를 일본에서 수입해 이제 성어로 키워 출하를 앞두고 있는 국내 최초의 양식 성공 참다랑어들이었다.
 
우리가 흔히 참치로 알고 있는 이 참다랑어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어종이다. 22일 출하를 앞두고 있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키운 이 참다랑어의 가격은 1kg당 5만원 선. 일본에서 수입한 치어의 kg 당 가격이 5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10배 높은 가격으로 출하가 된다.
 
통영 욕지도 앞바다에서 참다랑어를 양식하는 가두리 양식장. 사진/뉴스토마토
 
이번에 출하되는 참다랑어를 키운 홍석남 홍진영어조합법인 대표는 10년 전부터 국립수산과학원 등과 참다랑어 양식을 연구,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됐다며 기뻐했다. 홍 대표는 "보통 30kg 이상인 참다랑어를 시중에 출하하는데 사료값은 20% 수준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라며 "올해 출하 목표는 30톤 정도로 그동안 제주 신라호텔과 일부 일식집 등에만 납품하던 것을 앞으로는 체계적인 생산이 가능해지면 공급처를 보다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참다랑어는 2016년 기준 전체 다랑어류 어획량 579만톤 가운데 1%도 되지 않는 귀한 수산물이다.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뛰어나 대표적인 고급 횟감으로 손꼽히며, 그만큼 가격도 매우 높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13년 잡은 참다랑어가 8억5000만원에 경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3년부터 참다랑어를 수산물 유망품목으로 지정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낚시와 그물로만 잡을 수 있던 참다랑어를 양식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참다랑어는 환경에 매우 민감한 어종으로, 불빛에 격하게 반응하고 천둥·번개에도 놀란다고 알려져 있다.
 
홍 대표는 "시범삼아 시작했던 2001년에는 태풍 매미로 참다랑어가 모두 죽었고, 이후 2007년 정치망에 걸린 참다랑어로 양식을 시작했지만 2012년엔 태풍 볼라벤에, 2013년에는 적조에, 키우던 참다랑어가 모두 폐사하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그래도 2007년부터는 해수부와 국립수산과학원, 홍진영어조합법인이 가두리 시설 개발과 종자입식 시험 등을 함께 진행하며 노하우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온대성 어종인 참다랑어를 한국에서도 키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제 참다랑어는 겨울 수온이 10도 미만으로 떨어지는 한국 바다에서 키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홍 대표는 "수온에 민감한 참다랑어를 한국에서 양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에서 매뉴얼을 받아오는 등 수많은 노력을 거쳤다"며 "지금은 2년생 이상 치어는 한국에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참다랑어 양식 성공에 정부 역시 자원 보존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보이고 있다. 조성대 해수부 양신산업과장은 "국내 연근해에서 어획되는 참다랑어 쿼터 600톤 중 85%를 치어로 잡아 가두리 양식장에서 길러낼 경우 양식생산으로만 최소 1000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완전양식의 성공. 현재는 일본에서 치어를 사오거나 정치망에 걸린 참다랑어을 성어로 키우는 축양 방식에 머물러 있는 참다랑어 양식을, 인공수정한 종자를 부화시켜 키우는 완전 양식 단계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미 지난 2015년 세계 2번째로 국내에서 잡은 어린 참다랑어를 어미까지 키워 수정란을 잡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전제천 국립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장은 "참다랑어 양식 산업화 추진을 위해 제주도에서 종자 생산과 중간 육성 과정을 거친 참다랑어를 홍진영어조합법인 등 양식장으로 옮기는 기술까지 개발 중"이라며 "일본만 성공한 완전양식을 한국도 곧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영 욕지도 앞바다에서 치어를 키워 양식에 성공한 참다랑어. 사진/해양수산부
 
통영=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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