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알뜰폰시장 역시 이통사 중심으로 변모되면서 시장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알뜰폰 시장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김용희 숭실대 교수는 유효경쟁이 어려운 알뜰폰시장의 현재 상황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발제를 통해 “현행 이통사 가입자 대비 알뜰폰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11.4% 수준이고, 이중 약 30%는 이통사의 수직 계열사인 3개 자회사가 점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SK텔링크(SK텔레콤)와 엠모바일(KT), 미디어로그(LG유플러스)가 시장에 진입한 지난 2015년 6월부터 최근 3년간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규모를 보면, 알뜰폰 자회사들은 전체 번호이동의 70% 가량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이통사 내부 지원으로 손해를 감수하면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출시하고, 알뜰폰시장 지배력을 키워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같은 이통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짚으면서 “이통사 중심의 과점시장에서 알뜰폰사업자가 실질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령 정부가 이통사와 알뜰폰 자회사에 대해 합산 점유율을 반영해 시장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알뜰폰 도매제공과 직접 관련된 원가 기반의 도매대가 산정, 다량의 데이터 선구매제(벌크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면 도매대가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의 이상헌 CR전략실장은 “국내 알뜰폰시장이 도매제공 의무나 대가 규제 등을 통해서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성장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알뜰폰 정책이 국내·외 통신사업자간 역차별이나 알뜰폰 대기업군과 중소기업군의 형평성 문제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알뜰폰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안창현 기자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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