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의 주가가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다. 2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도 불리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실적 부진의 늪을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2만9900원이던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2만1200원(15일 종가)으로 29% 하락했다. 1~2월 중 3만원 이상으로 오르기도 했지만 3월부터 지속적인 내림세를 타면서 지난달 2만원 초반대로 떨어졌고 지난 15일 장 중 신저가(2만11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LG디스플레이의 주가를 계속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2분기 1509억원(와이즈에프엔 기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적 전망치는 최근 3개월 이내에 증권사에서 내놓은 추정치 평균값으로 이달 들어 의견을 내놓는 증권사의 영업적자는 훨씬 크다.
가장 최근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하이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은 2분기 각각 2740억원, 2749억원의 영업적자를 예상했다. 이들 증권사의 기존 2분기 영업적자 예상치는 각각 1160억원, 1255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와 더 가까웠다.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본 이유는 LCD TV 패널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OLED TV 부문 손익은 점진적으로 개선 중이지만 LCD TV 부문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POLED 적자 개선도 더디다는 점을 반영해 추정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며 "6월을 기점으로 LCD 패널 가격이 현금비용(Cash cost)을 하회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팔면 팔수록 적자가 확대되는 구간으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4월과 5월 LCD TV패널 가격 평균 하락률은 각각 3.6%, 5.9%로 전분기보다 낙폭이 커졌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세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불리한 경쟁 환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쟁사는 정부의 지원 아래 대규모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라 관세와 세제혜택, 인프라 지원 등 모든 측면에서 유리한 환경에 있다"며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스스로 고객사와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 과거보다 악화된 경쟁 구도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OLED가 유일한 대안이지만 연구개발비와 감가상각비 증가로 적어도 2~3년간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주가 반등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현 주가는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 일시적으로 단기 반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추세적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심화로 LCD TV패널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아 OLED 업체로의 변화를 위해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사진/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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