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한국 화장품의 유럽 수출이 7년새 10배 이상 성장하는 등 국내 기업의 유럽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합리적 가격과 자연주의 품질력에 더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홍보 효과가 더해지면서다. 유럽 화장품 업체들이 K뷰티의 잠재력을 보고 직접 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늘어나는 등 선순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 '미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와 2012년 록시땅에 인수된 한방화장품 심비오즈의 '에르보이앙' 등이 유럽에서 단독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유럽 대형 유통체인인 '세포라',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 '모노프리'와 한국 브랜드만 취급하는 'MiiN 코스메틱' 등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유럽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미샤는 201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3개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2015년 독일, 폴란드, 스페인 단독매장을 열었다. 설화수는 지난해 9월 프랑스 고급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에 유럽 최초로 출점했으며, 영국과 독일 등으로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글로벌 화장품 유통사인 세포라에 허브 코스메틱 브랜드인 '빌리프'를 입점하는 방식으로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세포라에는 빌리프를 비롯해 '닥터자르트', '더우주', '스킨푸드', '토니모리', '투쿨포스쿨', '코코스타' 등의 한국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한국브랜드만 판매하는 편집샵인 MiiN 코스메틱에는 '클레어스', '베리썸', '이지함', '아로마티카' 등이 입점된 상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도 온라인과 SNS를 통한 프로컨슈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세포라'에 입점된 LG생활건강의 허브 코스메틱 '빌리프'. 사진/LG생활건강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의 유럽 수출은 최근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유럽 화장품 수출액은 1억3579만유로인데, 이는 2010년에 비해 10배 이상 확대된 결과다.
지난해에는 한국이 유럽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럽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770억유로로 미국(640억유로)이나 중국(410억유로)을 크게 웃돈다. 무역협회는 EU의 화장품 수입 1위는 미국이지만, EU와 미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점유율 위축이 불가피해 한국이 반사이익을 챙길 가능성도 점쳤다.
K뷰티가 아시아나 신흥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아지면서, 유럽의 한국기업 투자도 활발해지는 등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럭셔리그룹인 LVMH는 2016년 클리오에 566억원을 투자했으며, 프랑스 로레알은 최근 난다의 메이크업 브랜드 '3CE'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관계자는 "EU는 화장품 성분과 환경 영향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비건, 친환경 등 인증을 획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현지 바이어를 발굴하기 위해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SNS 등 미디어를 통해 홍보를 다각화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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