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가정법원 판사들 "사법행정권 남용 엄정수사"
"재판·법관 독립 대한 국민 신뢰 훼손 깊이 우려, 책임 통감"
2018-06-04 15:04:57 2018-06-04 16:28:44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들과 서울가정법원 단독·배석판사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들은 4일 판사회의를 열고 이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사태에 관한 입장표명이라는 의안을 통해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거쳐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며 "김명수 대법원장은 향수 수사와 그 결과에 따라 개시될 수 있는 재판에 관해 엄정한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또 "우리는 전임 대법원장 재직기간 사법행정담당자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재판 독립과 법관 독립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점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단독판사 가동법관 수인 83명 중 50명의 판사가 회의에 참석했다.
 
서울가정법원 단독·배석판사들도 이날 회의를 열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하여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 드러난 미공개파일 원문 전부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사법행정권 남용행위가 법관의 독립과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현저히 훼손시켰음에 인식을 같이하고, 이에 대하여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행위와 같은 사안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회의와 배석판사회의도 이날 열린 가운데 오후 늦게 결의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지난달 25일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성공적 입법추진을 위한 BH(청와대)와 효과적 협상추진 전략'이라는 문건을 만들어 박근혜 정부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협조하고 일부 법관들을 뒷조사한 사실 등을 공개했다.
 
이후 계속해서 관련자 형사처벌 여부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처벌 목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에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31일 대국민 담화에서 사법행정관 남용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형사 조치를 놓고는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및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대법원 수장이었던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에 간섭하고 흥정거리로 삼거나 자신에 의견에 반대하는 판사에게 불이익을 준 적이 없다고 밝히며 자신과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4일 부장판사회의와 배석판사회의, 단독판사회의가 열린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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