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재판부가 재판에 나오지 않은 이 전 대통령의 출석을 명령하며 오는 목요일로 재판을 연기했다. 이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출석하지 않을 경우 교도관의 인치로 법정 출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는 28일 예정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자 재판을 연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가 경미한 경우에만 불출석을 허가할 수 있고, 피고 스스로 재판에 출석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안 좋은 상태로 보이지는 않는다. 만약 앉아있기 곤란하면 퇴정 허가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출석을 명령했다.
또 “다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면 출정 거부로 판단하고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교도관에 의한인치 등 필요한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며 “(이 전 대통령이) 서증조사 기일에 나오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실질적 사실 관계를 다투는 기일이라 변호인을 통해서 듣는 것보다 직접 보고 다투는게 방어권 행사에 도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오늘 불출석 여부를 처음 알았고, 이 전 대통령이 출석을 못하는건 건강 상태 때문이다”라면서도 “이 전 대통령의 불출석은 의무가 아닌 권리라고 생각한다. 건강이 안 좋은 상태임에도 인치돼 재판 진행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하고 밝혔다.
검찰 역시 “재판부가 첫 준비기일에서 출석을 명령했고 형사소송법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출석 의무가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은 선별적인 재판출석 의사를 밝혔고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서증조사에도 출석하겠다고 했다. 향후 모든 재판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연기하며 오늘 목요일 오전 10시에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350억 원대 다스 자금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정식재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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