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금동결 방침에 노조 반발…교섭 난항 예고
31일 5차 단체교섭 예정…노조 "경영실패를 직원들에 전가"
2018-05-27 17:52:00 2018-05-27 17:52: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의 임금동결 방침에 노조가 반발하면서 올해 노사 교섭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에 노조가 경영세습 목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31일 제5회 교섭을 진행한다. 이번 교섭에서는 사측의 임금동결안과 노조의 기본급 5.3% 인상안을 두고 양측이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측은 지난 17일 열린 4차 교섭에서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임금동결을 제시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5.5% 감소한 6813억원에 불과하며, 연간 경영 상황도 녹록치 않다는 점을 언급했다.
 
노조는 23일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올해 임금협상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출정식'을 개최하고 지난달 임시대의원 회의에서 확정한 기본급 5.3%(11만6276원) 인상안을 관철시킨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노조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은 사측의 경영실패에서 비롯됐지만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면서 임금동결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금동결 방안은 윤여철 부회장이 사측 교섭 담당자들에게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번 교섭에서는 사측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사는 여름휴가 전까지 교섭을 마무리한다는 목표지만 노조가 기본급 인상 외에도 ▲성과급은 지난해 순이익의 30% ▲전 직군 실제 노동시간 단축 ▲조건 없는 정년 60세 적용 등을 별도로 요구한 점을 감안하면 합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 교섭이 양측 의견차로 난항이 예상된다. 23일 울산공장 광장에서 개최된 임금협상 승리를 위한 출정직 모습. 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이 올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노조가 강력 반대에 나서는 점도 교섭에는 악재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순환출자구조 해소 등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에 발맞추려면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노조는 개편안의 목적은 결국 경영권 승계이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자사주 소각은 주주들에게만 이득일 뿐 직원들의 구조조정 위기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차그룹이 21일 기존 방안을 철회하고 향후 재추진 방침을 공개하자 노조는 "개편안 철회는 노조의 강력한 반대와 투쟁으로 이뤄낸 값진 결과이자 승리"라며 "만약 그룹이 재추진한다면 총파업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하면서 양측의 감정대립은 더욱 고조됐다.
 
노조가 최근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에 반발해 부분파업 계획을 밝히자 사측이 '불법 파업'이라고 반발한 점도 교섭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5일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개정안을 의결했다. 노조는 항의 차원에서 28일 2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측은 "민주노총 총파업 지침에 따른 노조의 부분파업은 근로조건과는 무관하며,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노조가 강행할 경우 불법파업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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