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으로 이어지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준비위) 5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남북 정상회담 자체의 성공 뿐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 동반성공으로 이어지게 하는 유기적 관계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줄 것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열리는 것 자체로 세계사적 의미”라며 “(북미) 양국이 의지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과 이를 통한 항구적 평화정착에 큰 걸음을 떼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준비위 산하에 회담 준비를 위한 종합상황실을 꾸리고 부서별 일일 점검태세를 갖춰 줄 것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준비위 회의 과정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나가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준비위 2차 회의에서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는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기본 사항을 담아 국회 비준을 받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정치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영속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판단에서다.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도 시사한 가운데, 실제 개최 가능성도 점쳐진다.
우리 정부의 전방위적인 노력에 애가 타는 것은 일본이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성사 직전까지 대북 강경노선을 견지해 온 일본은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서 ‘재팬 패싱’ 우려에 직면했다. 한때 ‘최악’으로 일컬어졌던 북중 관계도 지난달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회복되고 있다. 13일 쑹타오 중국 대외연락부장이 자국 예술단을 끌고 방북하는 것도 북중 관계 복원의 징표로 여겨진다.
고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일본은 한미 양국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최근 일본 인사들이 연이어 우리 측과 접촉을 시도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17~20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나선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등에 관심을 보여줄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방한 중인 고노 타로 일본 외무상도 이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미일 3국의 공조를 앞으로 증진시키고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며 “김대중-오부치 파트너십 선언 2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한일 관계가 더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노 외상은 아베 총리의 메시지도 직접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한중일 3국 회담도 앞두고 있는 시기에 한일 양국 간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비공개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고노 외상은 최근 남북관계 진전 상황을 공유하고 북핵문제 해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1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고노 타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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