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오는 6.13지방선거에 출마예정인 한 예비후보가 술자리에서 여성을 성추행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당사자는 일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나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함께 자리를 했던 이들 다수가 부적절한 언행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논란의 당사자는 충남 부여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충남도의원 예비후보 A씨다. A씨와 당시 동석했던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 지난 5일 오후 3시께 부여의 한 주점에서 당내 예비후보 2명과 대학생 3명 등 총 6명이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동석한 여대생 B씨(25)의 허벅지를 만지고 ‘정관수술’, ‘자위’ 등의 발언을 해 B씨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
B씨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A예비후보가 자신에게 아들이 하나 밖에 없다면서 ‘정관수술’과 ‘재봉합 수술’을 언급했고, 정자활성도 검사를 하는 과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아들과 자신의 나이차이를 언급하며 허벅지를 만졌다고도 했다. 또 같은 자리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구속영장 발부 기준 대해 “여자가 위에서 했느냐, 남자가 위에서 했느냐가 기준”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특히 A씨가 자신에게 막걸리 주전자를 흔들어 보라고 한 뒤 젓가락을 주전자 주둥이에 꽂으려는 시늉을 했다면서 “A씨의 행위로 매우 수치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나름대로 이곳에서 계속 자리를 잡고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이고,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 데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어떠한 일적인 부분에서 피해가 갈까봐, 후폭풍이 두렵다”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당일 동석했던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자리에 함께 있던 C씨는 “(안희정 사건)그거는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인데 그분의 생각을 말한 것이었다”며 “주전자를 흔드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거였다. 정관수술도 어차피 결론적으로 자식을 더 낳고 싶었는데 못했다는 거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와 같은 당 소속으로 함께 술을 마신 D씨는 “실수를 한 것 같다. 조심했어야 되는데”라며 “그날 기분이 좋으셔서 그러셨는데, 기분이 좋다고 해서 할 거리는 아닌 것 같다. 미안하다”고 대신 사과했다. 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안이었는데 신중하지 못한 것은 맞는 것 같다”며 “핑계를 대자면 지역사회에서 살면서 무감각했다. 그래도 처음 본 학생들 앞에서 그렇게 했다는 게 생각하고 나면(미안하다)”고 말했다.
동석자 중에는 A씨를 두둔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당 소속 D씨는 A씨의 정관수술 얘기 부분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뭔 얘기가 부적절한가? 많은 얘기를 해서... 다른 이들도 함께 있었다”며 “피해자라면 누구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안 전 지사의 영장 발언과 주전자 관련 내용에 대한 B씨의 당시 상황설명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D씨는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알겠지만, 내가 술에 취한 것도 아니고, 그건 못 들었다”며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았고, 굉장히 편안하게 막걸리를 한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젊은 애들한테 마음에 상처를 줬고, 나이 먹은 내가 잘못한 것”이라면서도 “‘막걸리를 따를 때 흔들어서 따르는 것’이라고 그 얘기까지는 한 것 같다”고 일부 사실을 부인했다. 또 “(내가)거기서 말 실수를 했나? 내 아들과 나이차가 딱 좋다며 웃었는데, 청년들 세 분이 일어나서 나갔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말하는 게 기분이 나빠서 나갔는지, 그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어찌됐던 내가 잘못한 것”이라며 “젊은 친구들이 상처입으면 안되지 않느냐”며 “만나서 사죄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부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예비후보들가 지역 대학생들과 술을 마시던 중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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