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16년 만의 방북 공연을 마친 우리 측 예술단 일행이 태권도시범단과 함께 4일 전세기 편으로 귀환했다. 1·3일 각각 실시된 단독·남북 합동공연에서는 한반도 평화무드에 걸맞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3일 오후 3시(한국시간 3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남북 합동공연이 진행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는 1만2000여 명의 관객이 가득 들어찼다.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 일찍 시작된 공연에서는 가수 조용필씨의 밴드 ‘위대한 탄생’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남북 협연도 진행했다. 이날 공연은 1일 남측 단독공연과 마찬가지로 출연진 모두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남북은 공연 직전까지 조정 협의를 거쳐 최적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매진했다.
공연 후 박춘남 북한 문화상 주재 만찬까지 마친 예술단 일행은 귀환길에 올랐다. 1일 남측 단독공연은 5일 저녁 지상파 3사를 통해 방송된다.
예술단의 이번 공연은 2002년 전후와 비교했을 때 많은 변화가 목격됐다. 가장 큰 차이점은 북측 최고지도자의 참석 여부다. 2002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1일 공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11일 삼지연관현악단 서울 공연을 관람한데 따른 답례 성격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원래 모레(3일 공연에)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왔다”며 “평양시민들에게 이런 선물 고맙다”는 덕담을 건넸다.
관객들의 반응도 달랐다.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에 참석했던 그룹 신화는 ‘댄스곡을 선보였지만 관객들이 호응 없이 바라봐 난감했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2005년 조용필 평양콘서트에서는 조용히 박수만 치고 있던 북한 주민들이 헤드 테이블의 고위인사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본 후에야 하나 둘 따라 일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는 북측 관객들이 머리 위로 손을 흔들며 음악을 즐기거나, 공연 말미에 기립박수가 터지는 등의 차이를 보였다. 예술단 단장을 맡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김일국 북한 체육상을 만나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을 추진을 논의하는 등의 부수적인 성과도 있었다.
예술단 공연까지 마무리된 가운데 이제 관심은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쏠린다. 이와 관련, 정상회담 의전·경호·보도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이 4일 오전 판문점에서 열린다. 우리 측에서는 조한기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신용욱 경호차장, 권혁기 춘추관장이 회담 대표로 나선다.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도 18일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북한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봄이 온다’ 공연에 참석한 남측 예술단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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