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1일 오후 6시30분(평양시간 오후 6시)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을 관람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 단체공연은 지난 2002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MBC 평양 특별공연’ 이후 16년 만이다. 객석에는 김 위원장 부부를 비롯해 박춘남 문화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북측 관계자와 일반 주민 1500명이 자리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로 방남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지난 2월11일 서울 공연을 직접 관람해, 김 위원장의 평양 공연 관람 가능성도 제기돼 왔지만, 실제 김 위원장이 관람할지 여부는 불확실했다. 북측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입장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달라’는 이유로 오후 5시30분이었던 공연 시작시간을 7시30분으로 바꿔달라고 했다가 재차 6시30분 변경을 요청하면서, 김 위원장 관람 가능성이 예측됐고, 결국 현실화 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후 북한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을 관람 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공연은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이 사회를 맡았고, ‘가왕’ 조용필을 비롯해 이선희·최진희·YB(윤도현밴드)·백지영·레드벨벳·정인·서현·알리·강산에·김광민 등 총 11명(팀)의 가수들이 무대에 올랐다.
삼지연관현악단 서울 공연에서 북측과 합동 무대를 가졌던 서현은 이날 공연에서는 북한 가요 ‘푸른 버드나무’를 불러 박수를 받았다. 북한에서도 유명한 조용필은 자신의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연주에 맞춰 ‘그 겨울의 찻집’, ‘단발머리’, ‘꿈’, ‘여행을 떠나요’ 등의 히트곡을 열창했다.
이선희는 삼지연관현악단이 지난달 서울에서 부른 ‘J에게’와 ‘아름다운 강산’ 등을 불렀고, 최진희는 김정은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사랑의 미로’와 현이와덕이의 ‘뒤늦은 후회’ 등을 선보였다.
외할머니가 이산가족인 윤도현은 ‘1178’을 불렀다. 1178은 한반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거리 1178㎞를 뜻한다. 실향민 부모를 둔 강산에는 실향민의 애환을 담은 ‘...라구요’를 불렀다. 케이팝 아이돌 그룹 중 유일하게 포함된 ‘레드벨벳’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배경음악에도 사용된 ‘빨간 맛’을 선보였다.
예술단과 함께 방북한 태권도시범단도 이날 예술단 공연에 앞서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1시간 동안 단독 시범공연을 했다. 우리 태권도시범단의 평양 시범공연 역시 지난 2002년 이후 16년만이다. 공연주제는 ‘점화, 가슴에 불을 붙이다’로, 1막 ‘효(내면의 행)-다지다’, 2막 ‘예(외면의 행)-행하다’의 순서로 진행됐다. 북한 주민들은 격파 시범을 흥미롭게 지켜봤고 우리 시범단의 박수 유도에 손뼉을 치며 호응하기도 했다.
태권도 공연에는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등 북측 인사가 참석했다. 최 위원장은 “(남측 시범단이) 성과적으로 성의 있게 준비했다”며 “(남북의 태권도가) 서로 배워가면 좋을 것 같다”고 호평했다.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이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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